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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503718#home [김환영의 종교 이야기①] 예수님과 부처님은 유머ㆍ조크의 달인 | 중앙일보 기성 종교의 신자 수는 줄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영성 세계의 문을 두드린다. 공자님뿐만 아니라 예수님ㆍ부처님 등 다른 성현도 친구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게 없다. “사람들은 www.joongang.co.kr 1 나도 예수님과 부처님은 재밌는 사람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팔리어 자체가 워낙 표현이 엄근진한 언어라는데 부처님 말씀을 글로 욺기는 과정 중 많은 뉘앙스가 탈락했을 거 같아 약간 아쉬움.. 엄근진 번역투에도 불구하고 빵터지는 대목들이 종종 있는거 보면 분명 더 웃기게 말하셨을 건데 2 노잼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자신을 너무..

의식의 세계 2023.11.18

지성인 조경규와 수제선물

https://webtoon.kakao.com/viewer/%ED%8C%AC%EB%8D%94%EB%8C%84%EC%8A%A4-014/4778 팬더댄스 - 14화 백일째 되는 날 | 카카오웹툰중국 본토 캐릭터들을 압도한 토종 캐릭터 팬더댄스의 귀환! 뽀얀 찹쌀떡 같은 동그란 머리통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게 지그시 뜬 눈. 상대의 황당함과 뒷골 땡김은 안중에도 없는 통쾌한 마이 webtoon.kakao.com 답글들을 읽다보니 2009년의 웹은 지금보다 가식적이었군요 유치원 아이가 아빠 생각하며 준 그림은 정성들여 보관하지 않느냐는 답글은 비교 불가능한 경우인게 저건 성인 대 성인의 상황이잖음 미성숙한 아동이야 당연히 시야가 자기중심적일 수 밖에 없고 사회도 그들이 발달과정 중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

의식의 세계 2023.11.18

아 여자란 무엇인가

동네에 미용실이 있다. 가격이 말이 안되게 싸다. 가깝지만 너무 싸니까 무서워서 한번도 안 가봤다.  그러다 올 여름 혼자 머리를 자르다 뒷머리는 도움이 필요할 거 같아  용기내어 들어가 봤다. 외관처럼 좁고 남루한 미용실이었다. 미용사는 눈썹 문신을 진하게 한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었다.진한 눈썹에 비해 눈이 슬펐고 말투가 대단히 겸손한 분이었다. 아유 뭘요 암요 이런 대사가 어울리는아무튼 머리를 어떻게 만들어 놓으려나 기대반 걱정반으로 앉아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매우 말끔멀쩡하게 잘 잘라주셨다. 오며가며 보니 항상 할머니들로 붐비는 곳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가격을 싸게 받는가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든다. 자기 건물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폭주하는 생각을 마무리 지었다. 어지러운 작업환..

2023.11.13

고독한 인간의 나르시시즘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라는 노래가 있다. 내 세대는 조성모의 목소리로 들었을 것이다. 난 조성모를 싫어했지만 이 노래의 가사만큼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왜냐면 노래가 존나게 느리고 길어서 고딩때 노래방 가면 애들이 마지막 곡으로 꼭 이걸 불렀기 때문에..아니면 서커스매직유랑단.. 아무튼 가사가 뭐냐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같네 저 위의 찐따가 바로 이런 상태인 것이다. 인지적 공감능력 부족 -> 무리에서 배척 -> 관심에 대한 절실한 욕구 문제는 상호작용의 경험이 적으니까 지밖에 모르는 상태에 머물러있음 아 그래 라는 불쾌감을 드러..

의식의 세계 2023.11.06

맞는 말이자너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editation&no=5045&page=1 좋은 인연 좋은 인연은 서로 빚이 없다. 주고받는 관계이고, 서로 주었다는 마음 없이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만 있는 관계이다. 서로를 자신의 틀에 가두려 하지 않고, 조종하고 통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떠한 판단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 기대하지도 않는다. 어떠한 바램이나 아쉬움도 없다. 얽힌 것이 없기 때문에 습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서로 여여(如如) 할 뿐이다. 여기에는 '조건'이 없다. 빈자(貧子)와 부자(富子)가 좋은 인연으로 친구가 된다면 상대에 대해서 마음을 지어내지 않는다. 빈자의 입장에서는 열등감, 질투심이 없고, 부자의 입장에서는 연민..

의식의 세계 2023.11.02

빈집의 우편함

동네에 빈집이 있음 내가 이사왔을때부터 빈집이었고 담쟁이 상태로 보아 상당히 오랫동안 비어있는 것으로 추정됨 집은 꽤 좋음. 정원이 있고 주변 건물들보다 좀 높은 벽돌 양옥 아무튼 며칠 전 그 집 앞을 지나가다 충동적으로 우편함을 열어봤는데 잘보면 뒤에 영어인지 외국어로 글이 잔뜩 적힌 종이도 붙어있음 뭔 부적인지 궁금해서 집에와서 저기 적힌 te tra gram ma ton 을 검색하니까 이런 자료가 등장하는데 부적 자체보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걸 붙여뒀어야 했던건가 상상하니까 무서움 이제부터 내가 이상한 말 하면 그건 다 사탄이 붙어서 그런 것이니 저를 원망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분류불가 2023.10.31

하녀같은 엄마 이대로는 안된다

며칠 전 애엄마가 오른손에 아이스크림과 킥보드를 쥐고, 왼손에 좀 더 작은 킥보드를 쥐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음앞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꽤 큰 아들들이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핥으며 걸어가고 있었는데중간에 작은 쪽이 엄마를 돌아보며 뭐라뭐라 훈수를 둠 전후사정에 대해 내가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별로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은 아니었음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옛날에 어떤 분 집에 갔다가 고등학생 아들 손톱을 깎아주고 있는 걸 보고 충격받은 기억이 떠올랐는데 이거 절대로 자식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고 봄  충분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해주고 있는 것은 모친이 그만큼 아들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거나 자기가 답답하니까 (= 신뢰가 부족하니까) 그러는 것임. 헌신처럼 보이지만 사..

남성과 여성 2023.10.30

그거밖에 하는게 없잖아

위의 이미지를 보고 일전에 친구에게 던월 개꿀잼이라고 추천한 기억이 떠올랐다.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난 친구에게선 라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고려해보지 않은 관점이라 약간 충격을 받았고 그럼 창작을 업으로 삼는 사람도 잘못된 건가? 그런 사고관으로 보는 세상은 너무 짜증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 지점이 있긴 있었던 거 같다. 왜냐면 꽤 오랫동안 저 문장이 마음 한켠에 불편하게 자리잡고 있다가 위의 사진을 보는 순간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이혼 후 메이드를 하던 엄마도 떠올랐는데 메이드는 박봉에 작업환경도 매우 구리다고 들었다. 그래도 재밌는 손님을 만난 날은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키가 엄청 큰 서양인 숙박객 일을 도와줬더니 땡큐라고 외치며 정수리에 뽀뽀를 ..

의식의 세계 2023.10.22

Happy Birth Death

2018년 어느날 원효대교를 자전거로 건너다가 내가 가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 전에도 해본 적이 없는 생각은 아니지만 이날 갑자기 그 사실이 엄청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그 순간 내려다본 바닥의 색깔까지 기억이 난다. 아 무의미한 일에 시간을 쓰면 중요한 일에 써야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는구나, 인연을 신중하게 만들고 시간을 신중하게 써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서도 꽤 많은 시간을 낭비했는데 요새 또 이 생각이 자주 난다. 이틀 전 명상센터에 가서 오랜만에 접수봉사를 도왔다. 남들보다 일찍 오신 세련된 노인의 신청서를 받아들고 빈칸이 있나 체크를 하는데, 또박또박 적힌 문장 한 줄이 눈에 들어왔다. ' 일상에서 죽음을 느끼게 되어서 왔습니다. ' 도반 S님이 그룹시팅에 오셔서 ..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