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44

다양성은 왜

존중되어야 하나? 전철 안에서 노선표를 보다 고개를 드니 지적인 차림새의 흑인청년 다섯명과 난쟁이 아저씨가 나를 빙 둘러싸고 서 있었다. 잠깐 꿈인가 싶었는데 아니었고 다음 정거장에선 둘 다 나보다 십 센티 쯤 작은 태국 커플이 타더니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빨간 모자와 장갑을 끼고 예쁜 책을 손에 든 노년의 남성도 올라탔다. 책의 커버가 몰스킨 스타일로 특이했고 페이지 하단에 컬러로 된 명화가 프린트 되어있었다. 며칠 전 걸어가다 왜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는가 라는 문장이 갑자기 떠올랐다. 너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어서인지 막상 누가 왜? 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는데? 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안 튀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모군은 뉴욕에 갔을때 감격했다고 했다. 존재 자체가 온전히 받..

2021.11.28

부서지기 쉬운 마음 : 효도앤베이스

마이크로서비스에서 만난 허키씨가 저희 새 밴드 사진을 찍어주시죠 했을때 처음엔 거절했다. 왜냐면 일단 어색하고.. 각잡고 찍는 것 보다 그냥 존재 중인 뭔가를 찍는게 재밌으니까 그랬는데 저희가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라는 말과 엄근진한 표정이 너무 웃겨서 알았다고 해버렸고 바로 후회했다. 그러다 촬영 전날 이재씨가 보내준 데모를 들어봤다 24트랙이라 1차로 놀랐고 곡들이 너무 신선해서 2차로 놀랐다. 180도 바뀐 들뜬 마음으로 촬영장소로 향한 기억이 있다. 암튼 그랬는데, 이달 초 정식앨범이 나왔다. 파일은 이미 있지만 전무후무한 음반이 되리라는 예감에 구입 창의적이다/헐뭐냐?!?/레퍼런스범위가엄청나다/생명력이빠져나가는것같다 등의 주변의 평가 개인적으로 앨범의 키워드는 고독과 부서지기 쉬운 ..

리뷰 2021.11.26

통제하는 한남한녀

https://digthehole.tistory.com/4295 컨트롤프릭이 거짓말쟁이를 만든다https://theqoo.net/hot/2252115461 HOT - (돌싱글즈2) 사이좋던 커플이 싸우기 시작하는 이유 [img=https://i.imgur.com/mMJm5Nv.jpeg] [img=https://i.imgur.com/WTgGaXr.jpeg] [img=https://i.imgur.com/WShbAU..digthehole.com어제 쓴 글에는 감정이 담겨있다. 왜냐!왜겠음 내가 저 이유로 고통 받은 적이 있으니깐 그렇지..재밌는건 뭐 해라 말아라 하면 발작을 하면서도 또 통제광적 속성을 가진 상대와 잘 엮이는 거 보면 서로 끌리는 뭔가가 있는듯그래서 이것도 일종의 결핍인거 같고 그 부분을 개선..

남성과 여성 2021.11.26

컨트롤프릭이 거짓말쟁이를 만든다

남자는 마음에 평화가 없고 여자는 지나치게 외향적이고 유혈사태 나기 딱 좋은 관계인듯 개인적으로 괴상한 포인트를 짚자면1. 회식 중이라니까 남자 있냐고 물어보고 있다니까 너무 솔직하게 말한다고 화냄2. 남자사람과 교류할때마다 난리치니까 여자가 여사친 만났다고 거짓말함 3. 거짓말했다고 화냄다른 회차에서 남자가 선택 못 받을 거 같다고 우는 거 나온다는데 둘이 계속 만나면 99% 남자 의처증 걸리고 여자 정신병 생김 응~헤어져~ https://digthehole.tistory.com/4191 한국 적응 안 될 때등산갔다 하산하던 중 뒤에서 내려오던 남자가 통화하는 걸 듣게됨 상당히 격앙된 말투여서 자동으로 귀가 기울여졌는데 여친이 전남친과 SNS 맞팔이 되어있어 화난다는 것을 친구에게 토로 중digtheh..

남성과 여성 2021.11.25

정병의 시대

스우파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댄서가 팝핑을 팝핀이라고 불렀다며 가루가 되게 까이고 있다고 한다.정말 놀랍다. 이런 일로 분노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게근데 사실 놀라울 일은 아니고 걍 요 몇년간의 추세인 듯일종의 피해의식이랄까 타인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가 침해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쥐톨만큼의 피해만 입어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느낌자식이 혼나고 들어오면 이유를 막론하고 선생에게 전화 걸어 따지는 내 또래 학부모부터 소개팅에서 뺀지 먹으면 저도 위안은 필요하니까요 :) 밥값 반 계좌이체 해달라는 빌런까지전반적으로 세대의 찐따화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는 너낌적인 느낌.. 이전 세대들의 지나친 둔감함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현상이라 흥미롭다.밸런스 게임..

의식의 세계 2021.11.23

라이프오너 눕서대

백신 2차 접종 후 3일 동안 와병생활함1일차는 혼수상태 비슷하게 지나갔고 2일차부터는 지루해져서 전화기 책 타블렛 끼고 삼 -> 팔을 어떻게 해도 거추장스러움 + 거북목그래서 혹시 허공에 책을 메달아 주는 도구는 없나 하고 뒤지다 찾은 신박한 독서대. 이런걸 요새 눕서대라고 부른다고사용후기장점: 책을 차분히 읽을 수 있음단점: 약간 조악함 평형 안 맞음 타블렛 쓸땐 편한데 책은 페이지 넘길때마다 강력 자석 떼었다 붙였다 하는게 불편그래서 스튜핏이냐 그뤠잇이냐 하면 걍 슈퍼 그뤠잇임 왜냐면.. 당근으로 샀거든.. ㅋㅋ결제 버튼 앞에 두고 잠깐 고민하다 혹시 하고 당근 들어갔는데 옆 동네 사는 누가 하나 올려놨길래 잽싸게 거래아무튼 제스파 수면참견으로 목 안마 하면서 이걸로 만화보고 있으니까 너무 미친 좋..

분류불가 2021.11.22

김현식 feeling sorry for himself

이십대 초반까진 김현식 노래를 종종 들었는데 언제부턴가 전혀 듣지 않게 되었다. 내 사랑 내 곁에를 듣다가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온 날 부터인거 같다.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 줘이 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노래 전반적으로 흐르는 정서가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창법도 잘 들으면 애가 떼쓰는 느낌이다. 파괴적으로 멋대로 살다가 상대방이 떠나니까 자기연민에 빠져 엉엉 우는 한심한 남자의 모습이 그려지는데인간적으로 그런걸 사랑이라고 부르는건 너무한 거 아닌가? L은 여자친구의 집에 얹혀 살았다고 했다. 어린 여자친구는 힘든 일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L은 당시 술에 취해 아는 여자애와 하룻밤을 보내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어느날 이별을 통보받..

남성과 여성 2021.11.15

산은 산이고 머리는 머리

애드센스가 수익금을 지급해 주겠다고 한다. 쥐구멍 블로그에서는 월 삼만원 가량의 광고수익이 발생한다. 방문자들한테 용돈을 받는 느낌이다ㅋㅋ고마워용 이발비 하면 되겠는데, 하고 생각하다가 몇 달 전 일이 기억났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들어오면 내가 리터칭을 한번 한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다음 미용실 갈때가 되기 전 한번 더 자른다. 머리 자르는건 재밌다. 조각하는 것 같다. 자신감이 넘칠때면 뒷머리에도 손을 대는데 이건 대체로 결과가 좋지않다. 하지만 내 눈엔 안보이니까 거슬리지 않아서 그냥 살다가 명절이 되어 모친의 집을 방문했더니 모친이 경악을 했다. 머리가 이게 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 내가 잘랐거든. 했더니 사람이 멍청해 보이게 이게 뭐냐!! 집에가면 미용실부터 가라며 신신당부..

2021.11.11

내맘대로펑크백선

펑크백선 포스팅을 언제부터 썼나 검색해봤는데 2013년부터 썼다. 지랄탄 99의 바보처럼 살련다가 첫번째 곡이다. 오랜만에 들어봤다. 좋다. 근데 바보처럼 살면 안된다. 지랄탄 99의 신용욱 씨는 몇년 전 돌아가셨다. 뉴질랜드 있을때 그 소식을 전해들었는데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살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 죽었다고? 신용욱씨와 나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지만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당시 남자친구와 놀이터에 앉아있었는데 지나가던 그가 우리를 발견하고 남자친구와 둘이 와우 얘기를 시작했다. 거의 삼십분 동안 와우얘기만 했는데 난 와우를 안하고 있을때라 대화에 전혀 참여할 수가 없었고, 그가 돌아간 뒤 남친에게 짜증을 내자 왜 형이 먼저 시작한 얘긴데 나한테 그러냐고 형한테 화내라며 번호를 가르쳐 주길..

리뷰 202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