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 169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생각

왼쪽은 인도적인 소 도축 방법을 개발하여 유명해진 자폐인 템플그랜딘의 뇌, 오른쪽은 평범한 사람의 뇌 스캔 결과물임 자폐인의 뇌는 일반인의 뇌에 비해 과활성되어있고 시각적인 면에서 특히 더 그렇다고 함 나는 이걸 보고 좀 놀랐음. 자폐라고 하면 무표정하고 소통이 잘 안되니까 일반인에 비해 무감각한 사람이 아닐까 막연히 생각해 왔는데 오히려 반대로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이라는 것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가 많으면 개꿀아닌가 싶기도 한데 문제는 우리가 살면서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다 처리를 하려면 엄청나게 피로해지게 됨 (뇌는 우선순위를 정해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정보를 누락시키는 기능을 갖추고 있음. 이 기능 덕분에 전철에서 독서가 가능하고 시끄러운 번화가에서도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는 ..

정신의세계 2023.07.31

무신론자 카페의 추억

십년 전쯤 너무 심심해서 소규모 무신론자 카페에 가입한 적이 있음 그 카페엔 한번뿐인 이번 삶을 충실히 살자라는 의미에서 미래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게시판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거기다 한국에 돌아가서 여행기로 데뷔할거다 그런 걸 적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 외엔 걍 눈팅만 함 그 카페엔 본인을 여고생이라고 밝히고 활발한 활동을 하던 유저가 있었음 저 계획글을 올린 며칠 뒤 무신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라며 여고생이 글을 하나 올림 그 글은 개인의 경험와 주장이 조화를 이루는 논설이었기 때문에 인기글이 됨 아직 어린 학생이 깊이 있는 생각을 한다고 칭찬하는 답글들이 달림 나 역시 여고생쟝의 주장에 100%동의했음. 왜냐면 그거 내가 쓴 거니까 여고생쟝이 회원정보에 링크해둔 내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복사한 뒤..

정신의세계 2023.07.24

피학적 행복

블로그 뒤지다 보니까 넘 주옥(?)같은 글이 많네.. 십년 전엔 이런 생각을 했군 싶음이전 포스팅과 페어가 될 수 있는 글이라 생각되어 재업로드한다.  === 고통의 행복 - 데즈먼드 모리스(중략)그보다 약한 수준으로는 청교도와 요조숙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정신적 피학증이 있다.이들에게는 행복이 자기 부정의 형태로 온다. 이들은 모든형태의 탐닉을 역겹고 사악한 것으로 보는 정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가령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느꼈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해서는 이를 피해야 한다. 섹스나 축제와 같은 주요한 쾌락은 엄격히 금지된다. 알코홀은 사람들을 너무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금해야 한다.  이것은 반쾌락주의자들의 피학적 행복이다. 보다 검소하고 절제된 금욕적인 삶을 살..

정신의세계 2023.07.20

[스크랩]너무 황홀한 무언가에는 반드시 그 만큼의 고통이 따른다

https://premium.sbs.co.kr/article/-v3M3iUSwr 쾌락에 고통이 뒤따른다는 건 과학적 진실 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premium.sbs.co.kr 너무 황홀한 무언가에는 반드시 그만큼의 고통이 따른다 대마가 적어도 어떤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 가지 사고 실험을 해보지요. 만약 어떤 물질이 아무런 단점도 없이, 곧 중독성도 없고, 질리지도 않으며, 금단 현상도 없는, 오직 즐거움만을 주는 물질이 있다면 사회는 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물론 저는 바로 그런 특성 자체가 사람들이 ..

정신의세계 2023.07.20

명상러의 자위행위는 오계(五戒)를 어기는 것일까?

작업기간 중인 담마코리아에 방문했다지도 선생님이 곧 떠나시니 인터뷰 하고 싶은 사람은 11시까지 찾아오라는 공지가 돌길래 질문거리 없어서 그냥 돌아다님그러다 흙먼지 뒤집어 쓰고 연장을 쥔 청년 도반 두 분이 물어볼까?물어볼까? 하며 망설이는 모습을 목격서울에서 그룹시팅하며 좀 친해진 분들이라 다가가 뭘 물어볼까 말까 하고 있어요 했더니자위행위를 하거나 야동을 보는 것이 실라 ( 재가자로써 지켜야 하는 다섯가지 도덕적 계율. 세번째가 부도덕한 성적 행위 하지 않기임 )를 어기는 것인지 선생님께 질문하고 싶은데 통역이 여성 분이라 말이 잘 안 나올 것 같아 망설이는 중이라고그거 외국 위빠사나 포럼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이고 야동소비는 착취구조에 일조하는 느낌이라 나는 2D만 본다고 했더니 그럼 2D는 실라를 ..

정신의세계 2023.07.15

악의란 무엇인가 - 디어 재커리(Dear Zachary.2008)

외국 웹에서 두번은 못 보겠는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순위권 같은 거 하면 항상 끼어있길래 봐 봄 아쉽게도 한글 자막은 없음 스포있으니까 볼 사람은 읽지 말 것 이야기는 위 사진 가운데 청년 앤드류 백비가 얼마나 홀썸하고 개짱인 인간인지에 대한 주변인의 증언으로 부터 시작됨 사람들의 표정이 굉장히 좋고 말투가 자연스러웠는데 알고보니 다큐 감독이 앤드류의 불알친구였음 감독이 어릴때 찍은 모든 영화에 앤드류가 등장하고 그 영상들이 플레이 되는데 꽤 재밌음 앤드류라는 인간과 그의 부모의 매력이 잘 드러남. 소탈하고 따듯하며 상식적인 사람들으로 묘사됨 아무튼 그렇게 앤드류에 대한 극찬이 이어지다가 한 명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림 왜냐면 앤드류는 살해를 당했기 때문에 범인은 앤드류와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던 이 셜리 터..

정신의세계 2023.06.29

행복행복 그놈의 행복

행복은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단어인데 (쓰긴 씀) 사실 단어한테는 아무 잘못도 없음 그런데 왜 안 좋아하게 되었냐면 행복행복을 주문처럼 외치는 불행한 인간들을 너무 많이 봐서 이렇게 됨 예전에 K가 일터에 갑자기 술취한 중년남녀들이 쳐들어와 사실은 자기들이 작가고 선생이고 그런데 뭐가 안 풀려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행복하다, 뭐 그런 주정을 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음 사진도 보여줬는데 뭔 요괴 삼인방 이신 줄 그래서 별로 안 행복하신가 보다. 라고 하자 K는 응 그래 보였어. 라고 우울한 말투로 대답 살면서 만난 안 물어봤는데 자기가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기만적이었고 (맛있는 음식 등을 먹고 일시적으로 행복하다, 라고 표현하는 것과는 다름. 포인트는 ..

정신의세계 2023.06.28

인스타와 와좋다

인스타를 지운지 일주일이 지났다. 계정삭제는 아니고 소심하게 앱만 지움 사실 명상원 퇴소하면서 지웠었는데 다시 깔아서 쥰내 하다 재삭제. 아마 또 깔 확률이 높지만 일단 목적이 있을때만 쓰기로 일전에 여행 다녀오신 분이 여행 온 사람들이 사진을 너무 많이 찍더라, 라는 말을 하심 인스타용이요? 라고 되물으니 그렇죠 하시길래 인스타 사람을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좋은 거 봐놓고 인스타각. 이 생각부터 드는 거 별로다 뭐 그런 얘기를 함 그러자 옆에 계시던 다른 분이 재밌는 얘길 해주셨다. 어느 고승이 수행을 열심히 한 제자들에게 절경을 보여주겠다, 하고 산에 올랐는데 눈앞에 펼쳐진 절경을 보자마자 한 제자가 라고 외쳤고 그러자 고승이 넌 내려가라. 하고 그 제자를 바로 쫓아버렸다는 이야기였다. 같..

정신의세계 2023.06.19

꿈을 꾸는 이유 + 박문호 박사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vSE0R21OG_c&ab_channel=%EB%B3%B4%EB%8B%A4BODA 정말 귀엽게 생긴 박문호 박사님이다 강의력도 짱좋으심 꿈은 동적이다, 꿈에서 누워 있는 경우는 잘 없다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정말 그렇잖아? 그리고 꿈이 리허설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하는게 나는 안해본 일 처음 시작하면 그날 밤엔 무조건 그 일 쥰내하는 꿈 꿈 그리고 꿈을 너무 많이 꾸는게 아닌가 좀 걱정을 했는데 악몽이 아닌 꿈을 꾸는 건 걍 창의적이라는 증거라고 함 뇌가 잘 작동한다는 뜻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참고로 난 꿈에서 맛도 느낌 개꿀 (아직까진 맛있는 것만 먹음) 그리고 명상원에 가면 꿈을 평소보다 더 생생하게 꾸는데 (대체로 무의식에 단단히 자리 잡..

정신의세계 2023.06.16

무아윤회와 쇼펜하우어

(중략)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나로부터 벗어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인간은 ‘나’라는 개체성의 환상에서 벗어날 경우에만 그 고통스러운 실존적 조건을 순간적으로 벗어나는 미적 관조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전 세계의 고통과 재난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될 경우에 그는 어떤 고통도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동고’(同苦, Mitleid)의 감정이라고 불렀으며, 이러한 생각은 대승불교의 보살사상과 일치한다. 나 자신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바로 내가 세계 그 자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개체화의 원리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제 삶을 긍정하거나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향락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이 해를 가해와도 대항하지 않으며, 마음속에 더 이상의 ..

정신의세계 20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