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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딜런의 마력

모군이 밥딜런을 좋아한다고 하길래 너보다 내가 더 사랑한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자기 지금 머리도 밥딜런처럼 기른거라고 반박을했다. 그래서 난 돈띵크트와이스치려고 기타샀다고 하니까 자긴 밥딜런 실물로 봤다고.. 젠장 졌다 암튼 어땠냐고 하니까 완전 asshole이였다고 한다 팬미팅비스무리한 자리였는데 팬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얼굴을 가린채 지루해 죽겠다는 티만 팍팍냈다고 암튼 내내 그러다 갈때 되니까 쓰고있던 중절모를 찔끔 올리고 선글라스를 쪼끔 내리더니 양손가락으로 피융피융 총쏘는 시늉을 냈다고한다. 그랬더니 근처에 서있던 중년부인이 기절했다고함

일기에요 2017.03.12

모자

오후 4시-5시 사이에 버스정거장쪽으로 나가면 점박이 프렌치불독 한마리가 목줄없이 산책하고 있는것을 보게됨. 그리고 그 바로 뒤로 송아지만한 래브래도가 두다다 쫓아오는데 주인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막대기로 탁탁 쳐가며 래브래도를 제어하려하지만 천방지축 래브래도는 말을 조뚜안들음. 셋이 걍 그런식으로 산책을 맨날 함 버스정거장 의자에 왠 캡모자가 하나 놓여있고 쪽지가 붙어있었음. 뭐라고 써있는건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고있는데 그순간 래브래도가 팍 튀어나와 나의 발등을 꾹 밟고 모자를 물어서 달아남. 할머니는 오늘도 소리를 꽥꽥지르며 래브래도의 뒤를 쫓았음 숙소와서 태국친구한테 사진을 보내고 모라고 써있는거냐 물으니 모자 가져가고 싶음 가져가세요라고 써있다고. 래브래도가 글을 읽을줄..

일기에요 2017.03.12

방콕 언더그라운드 필름 페스티벌

에 다녀왔다. 치앙마이에 있는 추천봇이 my Buddha is punk 라는 다큐를 추천해줬기 때문이다. 버마 펑크족들 이야기이고 상영끝나고 공연도 한다길래 갤러리Ver. 로 향했다. 추천봇의 추천은 여태까지 모두 훌륭했었으나 이번엔 망했다. 일단 주인공이 열혈 펑크청년인데 넘나 심한 훈계충임 열심히, 올바르게 살려는 청년이라는건 잘 알겠는데 걍 계속 주변인 또는 기차에서 만난 아줌마들한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훈계를 주구장창창창창... DIY 정신에 대해 설명하며 아무의 말도 듣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세요 하는데 본인은 친구들한테 맨날 이건 하면 안 되고 저건하면 안 되고 으으윽 그리고 계속 착하게 살아야한다 + 러브앤 피스를 주문처럼 외치는데 그 써드월드 특유의 악의없는 순진멍청함에 펑크 특유의..

여행기에요 2017.03.10

방콕에서 먹고살기

방금 삼계탕 생각나서 치킨라이스 먹고왔는데 기분이 좋아져서 쓴다.내가 살고있는 동네는 모든 관광지와 동떨어져있다. 그말인즉슨 식당에 영어메뉴가 없고 주인들도 영어를 못한다는 뜻인데 그래서 처음에는 식생활에 에로사항이 꽃폈다. 곤충같이 보이는 글자들을 노려보다 아무거나 찝어서 이거 생선이냐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주문해서 밥을 먹었는데그러다보니 스릴은 있었지만 뜬금없는것을 종종 먹었음. 나중엔 손님많은 식당 들어가서 다른 사람 먹는거 보고 손가락으로 이거주세요 저거주세요 해서 따라먹었는데 이렇게해서는 거진 실패한적이 없다. 맛있으면 메뉴이름 물어본담에 메모장에 적어놓고 다시 시켜먹고 있는데 이제 기분 우중충하다가도 밥때만 되면 즐거움. 태국밥 최고. 게다가 싸기까지..! 100밧(3200원)정도면 식사에 ..

여행기에요 2017.03.05

호스텔 동물군

베란다화단에 비둘기 둥지가 있다. 알을 두개 낳아놨는데 알껍질이 조금 깨져있고 움직임이 보이길래 곧 부화하려나 했지만 3주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미가 알을 품고 있다. 처음만났을때 어미는 내가 베란다 근처에만 가도 푸드득 하며 날아오른뒤 격렬한 움직임으로 나의 시선을 알에게서 떼어놓으려 애썼는데 이젠 익숙해졌는지 화분에 물을 붓고있어도 태연히 앉아있는 경지에 다달았다. 방안에는 개미들이 있다. 나는 이곳에서 개미의 맛과 향에 대하여 아주 잘알게 되었다. 과자 포장지를 열어놓고 있으면 불과 수십초내에 개미가 들끓게 되는것이다. 무심코 과자를 입에 넣으면 개미특유의 묘하고 강력한 페로몬 향이 확 풍겨온다. 처음에는 놀랐으나 이제 엑스트라 플레이버라고 생각하고 대충 털어낸 뒤 그냥 먹는다. 예상치 못한 공격..

생물이에요 2017.02.24

틴더 체험기 in 방콕

심심해서 다시 깔았는데 너무 재밌다. 아침에 시리얼 먹을때마다 스왚하면서 혼자보기 아까운 프로필들을 차곡차곡 캡쳐해두고 있음 워낙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드는 허브도시 + 뭔짓을 해도 다 허락될것같은 동남아 특유의 분위기에다 데이팅앱 깔고 방콕오는 남자들 기대하는게 뭐겠음. 그러다보니 프로필들이 넘나 노골적이며 웃기는것 호스텔 로비에 앉아있으면 태국언니들 옆구리에 끼고오는 서양영감님들을 종종 보는데 이 영감님들 가끔 졸라 큰소리로 아워너씨 네이키드 레이디스 같은거 외침. 틴더 프로필들도 대략 이런느낌 외국인들은 대충 이 부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됨. 루저 / 범죄자 / 아드레날린 정키 / 백팩커귀요미 / IT 노매드 레이디보이랑 후커 연락하지 말라는글 졸라 많음. 레이디보이 후커 트젠 다 상관없다는 글도..

알몸은 무섭다

더워서 옷을 안입고 작업을했다. 날이밝아오길래 고만하자 하고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프길래 문틀을 철봉삼아 스트레칭을 했다. 그러자 불꺼진 욕실의 큰거울에 몸이 역광으로 비쳤는데 상당히 기괴한 모습였다. 뭔가 기예엑 하고 달려들것만같은 그림자였음 그래서 든 생각인데 사람의 알몸은 무섭다. 야성적인데 털이 너무 없고 괴상함. 밤중에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사람의 알몸을 상상해보라. 무섭지! 희한한건 팬티한장만 걸쳐도 무서움이 98%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목걸이나 신발도 마찬가지 암튼 이렇게 무서운 모습을 서로 막 보여주다니 번식의 욕구란 굉장한것이라고 새삼 생각했다.

일기에요 2017.02.22

김민희 홍상수케이스로 보는 나쁜짓의 정의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다보면 크게든 작게든 타인에게 상처를 줄 일이 생길수밖에 없다. 이런것은 나쁜짓이 아니라고 생각 정말 나쁜짓이란 내가 괴로우니 너는 좆돼봐라 이런거임 일종의 흑화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왜 나쁘냐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나쁨 내가 상수옹의 부인이라면 이왕 이 사단난거 걍 위자료나 있는대로 뜯어내고 노후를 즐기겠음 아니 이혼안해준다고 맘떠난 남자가 돌아올것도 아니고 (물론 그것을 바라고 안해주는건 아닐거같긴 하지만) 행복의 도가니탕속에 살고있을 미니상수가 모 거기에 크게 신경이나 쓰겠음. 이혼안해줘? ㅇㅇ 외국가서 결혼하면 되징 이러고 있잖음 물론 애낳고 평생 같이산 남자가 젊은여자랑 바람나서 가정을 버리겠다고 하면 당연히 죽여버리고 싶을거 같긴한데 지금은 100세시대니까 부유하고 몸..

녹터널 애니멀스 (스포있음)

첫장면의 고기덩어리 댄스가 이영화의 주제를 말해준다. 걍 첨부터 끝까지 리멤버 미!!!를 외치는 느낌 그래서 제이크 질렌할은 왜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나? 그것은 전략적 행위임가질수 없는 상대방에게 평생 갈만한 PTSD를 남기려면 강력한 한방을 선사한 뒤 ->잠수가 최선지지부진해서도 안되고 구구절절해서도 안됨 게다가 제이크 질렌할은 글쓰는 도라이이기 때문에 그냥 잠수도 아니고 약속잡아놓고 잠수라는 극단적 옵션을 선택하였음. 에미 아담스는 아마 꽤 오랫동안 대체 왜? 라는 질문에 시달릴것임. 안그래도 불면증으로 고생중인데ㄷㄷ 암튼 글쓰는 도라이는 신중히 사귀어야함. 남편의 불투명한 미래에 낙심한 에미 아담스가 우리 잘 안맞는거 같아 할때 are u kidding me? we are perfect for e..

리뷰에요/영상 2017.02.18

태국 왕 와치랄롱꼰

태국에는 왕이 있다. 작년에 노환으로 서거한 푸미폰 라마9세의 외아들 마하 와치랄롱꼰 왕이 현재 대관절차를 밟고있는 중이다. 2008년 카오산 로드 술집에서 푸미폰 왕의 생일축하 불꽃놀이를 구경했는데 2017년에는 검은띄가 둘러진 그의 영정사진을 매일같이 보고있다. 푸미폰 전 국왕은 태국의 수퍼스타였다. 섹소폰도 잘불고 그림도 그리고 특허를 여럿낸 발명가이자 과학자였다. 게다가 미남 왕비 시리낏도 미녀. 근데 말년엔 인상이 크게 달라졌다. 충격받고 싶으면 검색해봐도 된다. 둘은 흔치않게도 정략결혼이 아닌 연애로 맺어진 커플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젊을때 사진보면 왕비가 행복해보임 푸미폰왕은 재임기간이 무지 길었는데 칠십몇년인가 암튼 세계기록을 세웠다고한다. 또한 세계에서 재산을 가장 많이 축적한 왕이..

여행기에요 2017.02.17

몬가 문명을 사람으로 치면 이런느낌임

원시시대 - 손에 잡히는거 다 집어떤지는 신생아농업혁명이후 - 폭풍성장하는 유딩산업혁명이후 - 폭풍성장하는 초딩1,2차대전 - 흑화하는 중2병6,70년대 - 자본론 읽고 기타치는 18세. 헤어스타일이 특이함80년대 - 미팅막하고 나이트 미러볼아래 디스코추는 대학생90년대 - 그럭저럭 명랑한 신입사원. 지갑에 돈좀 들어오기 시작함2000년대이후 - 안정되었으나 심리적 돌파구가 필요한 중년 (빡쳐있음)

생물이에요 2017.02.17

시대정신

사라 스네이더라는 사람의 인스타를 보았다. 잡지모델이고 윌스미스 아들의 여친이라고 함 생각없이 사진을 쭉 봤는데 종내에는 감탄을하게 되었다. 시대정신이 총망라된 인스타였음 어리고 예쁨 부유한 가정출신 직업에 딱히 열정은 없는 거 같음 본인이 셀럽은 아니지만 셀럽의 -> 아들의-> 여친 타투있음(당연히) 마약함(아마도) 로리타스러운 섹스어필 슈프림 티셔프 입고 찍은 사진 있음 버킨백 훔쳐서 체포되었다는데 변호사 구해서 나옴 본인은 무죄를 주장 체포 되었을때 찍은 머그샷으로 티셔츠 만들어서 입고 본인 인스타에 올림 (훔칠 때부터 이 생각하고 있었을 거 같음) 이 시대 YOUTH의 욕망을 집대성해서 인간의 형태로 빚어놓은듯한 느낌을 받음 시대정신이 가장 강력하게 느껴진 포인트는 1.컨텐츠의 부재 2.영리함 3..

시사이슈에요 201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