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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감에 대한 생각

일전에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미국의 가족심리치료사가 40여년에 걸쳐 여러부부사이의 표정 목소리 바디랭귀지등을 조사하였는데 상대방에 대한 경멸적 표정을 드러낸 커플의 경우 94%의 확률로 이혼을 하였다는 내용이였다. 관계에 있어서 최악의 신호는 경멸이라는 것이였다. 나는 경멸감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웃으면 안면비대칭때문에 자동으로 썩소를 짓게 되는데 이게 사실은 안면비대칭 때문이 아니라 걍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임 어릴때는 어른들이 반말로 말을 거는게 너무 싫었다. 존댓말을 할때 굳이 혀짧은 소리를 내는것도 우습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아동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특별한 성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동이 무슨 공룡도 아니고 하지만 유아는 약한 존재임으로 어른들의 보..

활기가 넘치는 방콕 차이니즈 세메터니

방콕 차이니즈 세메터리에 다녀왔다. 가는길에 좀 헤메였는데 이마의 점이 왕서방을 연상시키는 친절한 호텔직원 아저씨와 푸켓에서 온 크리스와 녹이라는 커플덕에 잘 찾아서 다녀옴 크리스가 자기들은 그 옆의 힌두신전에 기도하러 간다며 너도 따라올래? 하길래 따라가봤다. 늘 크리스마스 트리 또는 버터크림 케이크같이 생긴 힌두신전의 외관만 구경했는데 안에서는 뭘하나 궁금했다. 신발을 벗고 화장실을 사용한 뒤 입구로 들어갔다. 기도는 한번만 하고 끝나는건줄 알았는데 왠걸 신이 너무 많다. 사원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기도를 계속했다. 시바 깔리 가네샤 기타등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신상을 앞에두고 크리스는 진언을 올렸다 막 옴 어쩌구 하는 그런거였는데 멋있었다. 나는 눈치껏 따라하며 주변인들과 나의 건강을 기원했음 그리..

여행기에요 2017.01.28

어제의 일기

꿈을 엄청나게 꿨다. 요새 꿈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는데 향신료를 많이 먹어서 그런거 같다. 어떤 종류의 향신료들은 매우 생생한 꿈을 꾸게 만든다고 한다. 오늘 꾼 꿈에는 정기적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나왔다. 면식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상당히 친숙하게 느껴진다. 꿈에서 깨고나면 오랫동안 그립다. 주말이라 안가본데서 저녁밥을 먹고싶었기 때문에 센트럴 페스티벌 플라자라는 대형 쇼핑몰로 향했다.걸어서 한 2-30분정도 걸리는것 같다. 이 동네에서 한가지 아쉬운건 산책로가 마땅찮다는 것이다.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큰 길 뿐인데 매연이 심해서 걷고 나면 항상 가벼운 두통이 느껴진다. 페스티벌 플라자로 가는 길역시 자동차가 즐비했다. 근처에서 타투샵을 하나 발견했는데 치킨배달을 겸하고 있는 듯 했다. ..

나다 2017.01.15

풀사이드

열세살때 읽은 하루키는 야해서 좋았고 스무살때 읽은 하루키는 내용이 없어서 짜증이 벅 났다. 전에 마구잡이로 받아놓은 이북중에 풀사이드라는 단편이 있길래 버스를 기다리며 읽어보았다. 방콕에 도착한 이후로 무거운 글을 못 읽겠다. 리얼리티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더러운 흰색 난닝구를 입은 근육질 남자의 불끈 쥔 주먹, 그 주먹 위에 리얼리티라는 문신이 있는 이미지 같은것만 떠오르는것이다. 예전에 함께살던 미대생과 구남친의 누나는 하루키에 열광했다. 하루키의 글이 그들과 같은 제 1세계 젊은이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과 소설속 인물들사이 관통하는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키 소설속 인물들에겐 아둥바둥함이라는것이 없다. 요 앞에 리어카에서 망고파는 아저씨에게 노르웨이숲을 권유한다면 한 세페이지 읽..

나다 2017.01.13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그것을 시작부터 지켜본 나의 부모는 그것이 상당히 이상한 일이라 판단하여 비밀에 부치기로 했고, 내가 말을 떼기 시작하자 나의 특이체질에 대하여 남들에게 털어놓지 말라는 교육을 시켰다. 배움이란 틀리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 체벌은 매우 기계적으로, 신체에 손상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오랜기간에 걸쳐 이루어 졌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나의 부모의 체벌이 순간적 감정에 의해서가 아닌, 철저한 계산하에 이루어 졌다는 사실만은 언급해야겠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아동학대자로 불리우는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럭저럭 순종적인 아이로 자라났고 잠을 자지 않는다는것을 제외하면 상당히 평범한 축에 속했다. 하지만 살다보면 자는척이라는것..

나다 2017.01.11

오늘의 일기

키보드가 고장났다. 일전에 오작동의 낌새가 보이길래 새것을 주문하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멀쩡히 잘되고 바꾼지 얼마 되지도 않은거라 새것을 반품시켰는데 마치 엿이라도 먹으라는 것처럼 출국한지 며칠 안되어 고장이 나 버린것이다. 키보드가 고장이나면 새것을 구입하면 된다.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한글이 프린트 된 키보드가 필요하다. 외워서도 칠 수 있지만 자판을 내려다 보았을때 한글이 안 적혀 있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외국에서 한글 키보드 찾기란 의외로 쉽지가 않다. 쥐마켓 해외배송이라는 옵션이 있었지만 일주일 동안 w키를 치면 we 라고 나오는 전체주의에 경도된 미친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태국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보았지만 한글 키보드를 판매하..

일기에요 2017.01.11

R.E.M. - Losing My Religion

라디오에서 나올때마다 하도 벽에 부딪힌듯 암담한 기분이 들길래 해석해봤다 Oh life, it's biggerIt's bigger than youAnd you are not meThe lengths that I will go toThe distance in your eyesOh no, I've said too muchI set it up 오 인생그것은 더 크지 너보다 훨씬 더그리고 니가 나는 아니니깐..내가 다가갈수록 네눈에는 거리감만이 이런 내가 또 말을 너무 많이 했네다 내 잘못이지 That's me in the cornerThat's me in the spotlightLosing my religionTrying to keep up with youAnd I don't know if I can do i..

리뷰에요/움억 2016.12.01

빅맥

빅맥의 크리에이터가 어제밤 돌아가셨다고 한다. 빅맥은 돈까스와 더불어 나의 소울푸드 중 하나이다. 어릴때 아프면 이박삼일씩 굶었는데 회복기만 되면 꼭 빅맥이 먹고싶더라고 아픈건 싫지만 병이 끝나고 몸이 서서히 나아지는 느낌은 정말 좋다. 그 상태로 이불속에서 엄마가 사다준 빅맥세트를 먹을때의 그 안도감이라니 여행다닐때도 너무 지치면 빅맥을 사먹었는데 모랄까 형광등 왕창켜놓은 맥도날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 모 그런게 있음. 아무리 전철안에 전신타이즈입고 수갑찬 남자가 돌아다니고 길거리에 원숭이가 죽어있다하더라도 빅맥의 맛만은 만국공통이란 말이야 암튼 그렇게 먹어놓고 만든 사람이 누군가는 한번도 생각을 안해봤는데 저분이라고 한다. 성함은 짐 델리가티 Michael "Jim" Delligatti ..

리뷰에요/물질 2016.12.01

겨울철 알람으로 조은 노래

넘 춥다 눈뜨고 이불밖으로 기어나오는데까지 두시간 걸림 셀크백 없었으면 반나절 걸릴듯 그래서 라디오 알람 어플을 다운받았다. 확실히 옆에서 중얼중얼거리니까 정신의 시동은 훅 걸리는데 육체의 시동은... 그래서 아 안돼나요 하고 있는데 이 노래가 나옴. 몬가 듣고있으니까 몸이 움찔움찔거리고 이불안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결국 나와서 춤춤

리뷰에요/움억 2016.11.30

온도 차이

게시판에서 남친이 젊었을때 사귄 여친이랑은 손편지쓰고 커플링하고 막 그랬는데 자기랑은 먹고 자고만해서 속상하다는 글을 읽었다. 손편지위 눈물자국 밤새워하는 통화 아~~~~~~~~~~~무 의미없고 삼십대남자가 그지랄하면 도망가야한다고 답글달았는데 내가 했지만 넘 맞는 말인거 같아 사실 먹고 자는것만큼 중요한게 어디있겠는가 일전에 누가 좀 좆같이 헤어졌어도 맛있는거 많이 사준 남자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냐는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ㅇㄱㄹㅇ ㅂㅂㅂㄱ 종이학 천마리 접어주는거보단 고기 사주는게 좋단말이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