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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름에 아버지쪽 성을 갖다 붙이는것은 차별적이지 않냐는 의견을 접함 그러고 보니 우리 외할아버지도 너는 정유진이 아니라 노유진이라는 말을 농담삼아 종종하셨다는데 그때마다 어린 나는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 나머지 할아버지 얼굴에다 코코블럭을 집어던졌다고.. 암튼 옛날 어른들은 그런걸로 섭섭해 하는게 쫌 있는거 같다딸은 남의 집 사람이라는 말도 아마 여성의 역할 = 남의 집 대를 이어주는 도구라는 생각에서부터 나오지 않았을까 싶음근데 사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 반대에 가깝다고 한다. 이기적 유전자 내용 중에 이런것이 있음 암컷의 체내에서 수정되고 암컷에 의해 탄생되는 우리 포유류의 특성상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강할 가능성이 높고 ( 수컷의 경우 태어난 새끼가 자신의 새끼라고 100퍼센트 확신하기가 어..

김대식 인터뷰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725115605537 (중략) 뇌과학에 있어서는 불편하고 숨기고 싶은 사실들이 많다. ―또 어떤 것들을 숨기고 싶어 하나. 숨기고 싶은 또 다른 진실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보이는 대로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뇌가 계산해 낸 아웃풋(결과물)이다. 고양이는 컬러를 못 보니 흑백으로 세상을 본다. 박쥐는 세상을 초음파로 본다. 초음파로 보는 세상은 어떨까 인간은 상상할 수 없다. 세상이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있는 게 아니고 뇌가 만들어낸 것이라면, 인간들 간의 소통이 가능할까? 인간 각자가 뇌도 다르고 유전자도 다르고 경험도 다를 텐데.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다. ..

리뷰에요/도서 2016.07.27

M

M언니는 팔다리가 짧고 뚱뚱했다. 천식이 있었기 때문에 인헤일러를 항상 소지하고 있었다. M언니와 처음 말을 트게 된 장소는 구내 식당이였다. 당시 식당에는 모든 그룹의 구역이 나뉘어져 있었고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판기와 가까운 안쪽 테이블에 모여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나는 과묵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 테이블을 좋아했다. 서로 딱히 잘보이려고 하지 않고 여타그룹에 비해 인종적 다양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조용한 식사시간이 끝나고 각자 잡지를 읽거나 가벼운 대화를 하던 중 M언니가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넣을 건전지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언니는 그것을 집어들기 위해 몸을 움직였는데 그녀의 짧은 팔에 비해 건전지가 너무 빨리 굴러갔고 나는 M언니가 의자에서 굴..

나다 2016.07.25

S

뜬금없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초등학교 다닐때 같은 반이였던 남자애 생각이났다. S는 얼굴이 하얬고 또래에 비해 체구가 아주 작았다. 목소리도 생긴것도 유아적이여서 처음 반 배정을 받았을때 왠 유치원생이 있나하고 깜짝 놀랐었다.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본것은 아니지만 유순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던것으로 기억한다. 하루는 운동장 조회 중 S가 불려나가 상을 받았다. 소풍 도중 저혈당쇼크로 쓰러진 당뇨환자를 목격한 S가 아이답지 않은 처신으로 사탕과 물을 주어 사람을 살린것이었다. 목숨을 구한 당뇨환자는 이 침착한 아동을 치하해 주십사하는 편지를 학교로 보냈고 교장은 S에게 표창장을 수여하였다. 몇년이 지나 중학생이 된 나는 S와 다시 한번 같은 반이 되었다. 조별과제가 할당되었는데 나와 S는 같..

나다 2016.07.24

페이데이

일하던 공장의 페이데이는 매주 화요일이였다.페이슬립은 점심시간 식당에서 수퍼바이저들에 의하여 전달되었다. 우리는 지난 한주 우리의 시간과 노동력을 금액으로 환산한 가치가 프린트되어있는 쪽지를 읽으며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식당엔 엄청나게 많은양의 통신판매 카달로그가 배달되었다.예쁜속옷부터 50인치 컬러티비까지 카달로그에는 없어도 살지만 있으면 좋은 물건들이 파격가를 자랑하며 잔뜩 실려있었다.천장에 부착가능한 달모양 전등을 보며 살까말까 고민하는 동료 아주머니를 보는데 갑자기 밥이 목구멍에 떡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14시간 몸을 망쳐가며 받는 노동자의 최저시급은 이런식으로 다시 거대자본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게 되어있는것이로구나 그것이 세상이로구나 뭐 그런 좌빨스러운 생..

나다 201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