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214

수원

올때마다 참 괴악하다는 느낌이 드는 도시이다엄마네 동네는 신도시라 아파트랑 산책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거대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의 교회건물만큼은 한블록 거르기가 무섭게 눈에 띄인다. 자 이제 경쟁자들로 포화상태인 서울을 벗어나 이곳 신도시 에서 본전을 뽑고 말리라 하는 의지가 느껴진달까못골시장은 졸라 재미있었다. 오만또만가지 물건들을 다 판다 엄마는 그 시장에 갈때마다 오원춘이 사람 포뜬이야기를 해준다 수원화성에 놀러가서는 미친사람을 만났다. 예전에는 우물에서 물을 떠먹었는데 이제는 돈주고 물을 사먹어야 하는 빌어먹을 현실에 분개한다며 쉬발쉬발을 외치고 있었다사천왕스러운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한 아줌마는 호랑이 얼굴이 전면에 새겨진 니트를 입고 다닌다그 아줌마의 뒤로는..

일기에요 2013.08.09

록아일랜드 바

털털 돌아가는 오래된 선풍기 통일되지 않은 테이블과 의자들 태어난지 이주된 아기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여주인 땀을 뻘뻘 흘리며 스파게티를 내오는 보리스 갈색피부, 남국의 체형으로 변한 프랑스 남자 그의 아름다운 태국 연인 약간 야하고 꽤 귀여운 작은 드레스를 입고 템버린을 흔들던 프랑스어로 말하고 머리를 태국식으로 깎은 혼혈아들 괴팍한 피아니스트 올리비에 느긋한 템포로 연주하는 밴드 접시를 치울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고 동내 개는 어슬렁 어슬렁

일기에요 2013.07.18

다솜이

다솜이에 대해 쓴다까무잡잡한 피부에 다리가 길고 늘 깜찍한 옷만 입고 다니던 다솜이싸가지 없고 배짱좋기로 유명해서 남자애들도 감히 걔를 건들지 못했음 다솜이는 시간을 지맘데로 골라서 수업들어오는 경향이 있었으므로 종종 단 둘이 수업을 진행 하곤 했는데 하루는 얘가 모바일폰으로 셀카를 수십장 찍어와서는 나보고 제일 잘나온 사진을 골라주십사 했다. 나: 뭐 다 잘나왔는데 꼭 골라야돼?다솜: 네 제--일 잘나온거 한장만 골라주세요. 나머지는 다 지워 버리게나: 왜 다 가지고 있어도 되잖아 용량 많이 잡아먹는것도 아니고 다솜: 선생님!나: 응?다솜: 딱 하나만 있어야 소중한 거잖아요. 그날 나는 뒤통수를 이단 옆차기로 까인듯한 충격을 받았고 오늘날까지 다솜이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일기에요 2013.06.09

병신 같지만 재밌어

작성일2009.11.28 03:14 1. 신종플루로 조퇴 한 번 해보겠다고...드라이기로 귀 뎁히고 양호실가서 체온 쟀더니 80도 나왔다던 고등학생... 2. 장동건 실물을봤는데 '그냥그렇네...' 생각하면서 옆자리에 있는 남친봤는데 웬 오징어가 팝콘을 먹고있었다고... 3. 여자분이 남친이랑 있는데 너무너무 방구가 나올 것 같아서 "사랑해!!!" 큰 소리로 외치며 방구를 뿡 뀌게 됐는데남친이 하는 말이 "뭐라고? 방구 소리때문에 못들었어"라고 했답니다. 4. 어떤 아는 분이 공원에서 운동하고 계셨는데 저멀리 곧휴를 내놓은 남자가 뛰어오길래 긴장탔는데가까이서 보니까 허리에 줄넘기를 묶고 조깅을 하고 있더랍니다. 5. 눈작은 친구랑 같이 스티커 사진 찍었는데 잡티제거 기능 누르니까 그 친구 눈 사라졌다고 ..

일기에요 2013.04.25

하하

어젯밤 나는 십여분을 알람으로 쓸 노래 선곡을 하며 보냈다. 최종선택은 비틀즈의 i'm so tired 였는데이유는 깨는 순간의 역설이 너무 웃길것 같아서.. (가사: I'm so tired, I haven't slept a wink / I'm so tired, my mind is on the blinkI wonder should I get up and fix myself a drink / No, no, no) ㅋㅋ ㅋㅋㅋ 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제기랄 알람이 울리기 오분전 나의 잠을 홀딱 깨운 띠딩띠딩 문자메시지의 기계음 K마트 하루초특가 세일 다라이딸기이키로9800원 국내산돈육5근10000원 아아 생활이여잔인한 그 이름이여먹고사는일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내 즐거움의 한순간은 이미 저멀리 날아가뻐렸는데..

일기에요 201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