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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과 은전 한 닢

중학생때 우리반에 서영(가명)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좀 통통했고 애가 순했음같은 그룹이라 도시락을 같이 먹곤 했는데 얘가 좀 특이했던게 식탐이 엄청났음 그 애들끼리 밥 먹을때 치킨너겟 같은 맛있는 반찬은 서로 나눠먹잖음근데 얘는 맛있는 반찬이 보이면 호다닥 젓가락으로 집어다가 자기 도시락 위에 쌓아두고 금괴를 지키는 고블린처럼 손으로 벽을 쳐서 접근을 원천봉쇄함그니까 집어온 맛있는 반찬들은 쌓아두고 자기 반찬도 애들이 못 가져가게 방어했던 것임원래 욕심많고 못된 애면 걍 놀부심보려니 하겠는데 평소에는 순하다 못해 호구잡히는 애가 숟가락만 들면 저러니까 여자애들끼리 뒷말이 꽤 나왔고 꼽도 좀 줌그러다 어느날 서영이네 집에 초대를 받아 놀러갔는데 서영이한테는 남동생이 있었음어딘지 모르게 겁먹고 우울한 표정의..

2026.01.19

경이의 시선으로 울리는 경종 - 에드워드 버틴스키

'치킨은 위로가 됩니다' '새 시즌 컬렉션으로 당신의 품격을 드러내세요' '호화 패키지 여행으로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세요' 시장은 심리적 결핍을 물질로 보상하라며 적극권장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태어남과 동시에 온갖 매체를 통해 주입되는 메시지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약이 구질구질함으로, 소비가 미덕으로 찬양되는 욕망의 시대를 반쯤 감긴 눈으로 건너는 중이다.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에드워드 버틴스키의 사진들을 보고왔다. 타이틀이 추출과 추상인데 영어로도 한국말로도 운율이 잘 맞는다. 멀리서 보면 추상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지구에서 무언가를 쭉쭉 뽑아내고 있는 풍경들을 버틴스키는 기록한다. 보시다시피 압도적인 크기의 프린트와 해상도인데 메시지에 앞서 기술력에 감탄하게 된다...

리뷰 2026.01.19

갓생살기 싫은 이유

용모단정하고 똑똑한 A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았다. 일도 공부도 열심히 했고 주말에 열리는 파티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만나자 해서 나가면 A는 이미 헤어진 후의 일정까지 모두 짜놓은 상태였다. A의 집에서 나가는 즉시 그의 남자친구가 릴레이 바톤을 전달받듯 여~ 하며 들어오곤 했다.A는 시간을 절대 낭비하지 않았다. 스케줄이 타임터너를 사용해 호그와트의 모든 수업을 뿌수고자 했던 헤르미온느를 방불케했다.손목에 주저흔이 있고 귀여운 말투를 사용하는 A와 단둘이 있게되면 숨이 막혔다.A가 베푸는 대접은 절대 공짜가 아니었다.밝고 생산적인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어두운 감정을 쏟아낼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자유영혼 B는 노동을 거부했다. 대신 인도로 떠났다.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그의 육체는 수년에 걸친 여..

2026.01.13

담마하우스 서울 첫 단체명상 후기

사대문 안에 명상장소가 마련되었다. 담마코리아 (또는 고엔카 전통 담마센터) 위빠사나 10일 코스를 마친 구수련생들의 그룹시팅을 위한 공간이다.봉사자 분께 들은 바로는 원래 총무하시던 분께 토스받은 계좌에 웬 목돈이 들어있길래 뭐냐 하니자기도 모른다 하셔서 의문의 돈을 한동안 맡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담마하우스용 초기자금이었다고긴 시간 동안 여러 분들이 공간마련을 위해 조용히, 조금씩 돈을 모아왔다는 스토리가 감동적이길래 공유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임에도 매우 조용하다.담마하우스 첫 단체명상은 진안에서 장기코스 컨덕팅을 막 마치고 올라오신 외국 선생님들께서 진행해주셨고이틀에 걸쳐 70여명의 구수련생들이 릴레이 명상을 하고 가셨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법륜을 떼굴떼굴 굴리고 있는 ..

의식의 세계 2026.01.11

트룽파 린포체와 영적 자기기만

카리스마와 crazy wisdom으로 유명한 초감 트룽파 린포체내면이 외면에 드러나는 경우라고 생각하는데 여자 너무 좋아하게 생기심실제로 여제자들이랑 프리섹스하셨고 서른살에 16살짜리 백인귀족영애 꼬셔서 야반도주하고 결혼함알렌 긴즈버그, 람 다스 등 68세대 히피 유명인사들과도 막역하게 지내셨음 약도 당연히 쥰내 하셨고원래는 티베트 불교계에서 환생한 스승, 툴쿠로 여겨져 아기 때부터 영적 지도자가 되기 위한 엘리트 교육을 받고 자라신 분임청년기엔 옥스포드에서 수학한 뒤 불교센터를 창립그렇게 거룩하게 살던 어느 날 그는 교통사고를 당하는데죽음을 대면하자 억눌려온 자신의 세속적 욕망과 린포체라는 가면을 자각하게 됐다고 함그후 그는 출가자의 지위를 버리고 환속해 미국으로 감 영적 허기에 시달리던 히피들은 동방..

의식의 세계 2026.01.06

you're so judemental

도 한국말로 바꾸면 뉘앙스가 팍 죽는 표현 같은데 넌 너무 판단적이야 이거 뭔가 이상함judemental 은 비판/평가/단정 을 다 뒤섞은 느낌임 엊그제 올린 람다스 책 내용판단은 부분적으로는 당신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판단한다.이 부분도 단정짓고 비판하는 습관은 당신 자신의 두려움에서 나온다.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 로 해석하는게 좀 더 적절한거 같음 왜냐면 판단은 좀 해야됨 그니까 정신이 나가 칼을 휘두르는 중인 사람을 보고 이런 판단은 신속한 결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단 말임 이건 judging이라기 보다 알아차림에 가까움 그런데 여기서 더 가서 부터는 이제 judgement의 영역24시간 jud..

의식의 세계 2026.01.02

일출

새해 첫날 인왕산 가서 일출봤다혼자라면 절대 안 할 짓인데 최인호 작가가 제안하셨고워년씨(시험준비하시던 분)랑 인왕산 한 번 가죠 하고 안 간 기억이 나길래 십년 전 그 파티로 가봄 밤새고 가야겠구만 했는데 웬일로 자정 쯤 잠들어서 decent한 상태로 집을 나섬마을버스 타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우물우물) 했는데 아저씨가 인기가요 1위 외치는 호쾌한 톤으로 새해복!많이!!받으십쇼!!!! 하시길래 좋았음 6:50 무악재역에서 만나 최단거리로 정상ㄱ 겨울 등산시 다리를 동결건조 시켜버리는 스웻팬츠를 입고왔지만 338m라 괜찮음헤드라이트 깜박했지만 338m라 괜찮음 (이러다 동네 뒷산에서 119 부르는 거)인왕산은 예상대로 사람이 개많았고 정상 지옥이 예상되길래 줄에서 이탈해 그 밑 어디 쯤에서 해를 기..

리뷰 2026.01.01

내 머리 속의 프리즘

어떤 이에게 채찍질은 징벌이고 어떤 이에게는 포상이다.어떤 이에게 원전은 종말의 징조이고 어떤 이에게는 기후윤리의 최후카드다.반응은 해석이고 해석은 주관적이다. 같은 것을 보아도 해석은 모두 다르게 내린다.이런 상황을 목격할 때 머릿 속에 하나씩 들어있는 프리즘을 상상한다. 정보라는 빛이 우리 안에 닿는 즉시 프리즘이 그것을 굴절시킨다.어떤 파장은 강조되고 어떤 파장은 사라진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입된 정보, 교육, 경험 등에 의해 프리즘의 형태는 제각각으로 깎여나간다. 프리즘은 정체성, 가치관, EGO 등으로 명명되며 정의와 상식이라는 명목으로 은폐되기도 한다.상식 = 절대적 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식이 비슷한 사람과 교류하게 되는 이유는바쁜 뇌가 커뮤니케이션에 너무 큰 비용을 치르고 싶어하지 않..

202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