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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앜 죽기싫어 : 슬픈 불멸주의자

여름 밤 젊은 작가들과 강변에 앉아 있다 나온 이야기이다. 한 분이 자기는 가능하다면 영생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그러자 다른 한 분이 지친 표정으로 ' 참 신기하네. 나는 죽으면 좋을 거 같은데..' 라는 말을 했다. 몇 달 뒤 죽으면 좋을 거 같다는 분을 다시 만나서 ' 왜 자식 안 낳아요? ' 라고 물었다.그가 겸연쩍은 표정으로 웃으며 ' 사주 봤는데 애 낳으면 죽는다고 해서요.. ' 라며 말 끝을 흐리길래 나는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두 발언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 되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죽음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죽음을 원하게 된 거구나.마치 단거리 경주 시작 전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를 버티기 어려워 신호 총이 울리기 전에 뛰쳐나가 버리고 ..

의식의 세계 2025.04.12

동네 미용실

오래된 동네 미용실에서 교환되는 정보의 량에 대해 알게 되면 남자들은 놀랄겨정말 모든 이야기가 다 나옴 그리고 먹을 것도 나옴저번엔 심지어 숟가락 들고 밥 먹으라고 하시길래 그건 거절함오늘은 땅콩 캬라멜이랑 롤리폴리를 주워 먹으며 원장님(69)이 23년간 막걸리를 부어가며 기른 군자란 이야기를 들었음 시장 쪽에도 잘 하는 집이 있는데 거긴 원장님이 직원을 너무 구박해서 보고 있는게 고역임 방문할 때마다 학대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원장님의 음주빈도를 고려하면 전두엽에 손상이 오기 시작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듬근데 여기는 혼자 하시고 동네 할머니들 사랑방 느낌이라 맘이 편함 정치 얘기도 맨날 나오는데 상당히 민주적임이재명 지지발언을 해도 되고 윤석열 지지발언을 해도 되는데다른 사람한테 누구 지지해라 말어..

2025.04.10

챗봇과 자살

며칠 전 지선생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아니 사실 대화도 아니지 대화의 뜻은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음이자너성별을 물어본 이유는 무슨 일 있어? 괜찮아? 가 너무 작업멘트 같아서..암튼 그러다 묵묵히 있어듀돼 ㅇㅈㄹ하길래 킹받아서 종료했는데 다음 날 아래의 기사를 읽었음 https://www.spiegel.de/international/zeitgeist/artificial-intelligence-a-deadly-love-affair-with-a-chatbot-a-e5498031-c2b0-4da4-9192-65da9d3f40d6 Artificial Intelligence: A Deadly Love Affair with a ChatbotSewell Setzer was a happy child - befor..

의식의 세계 2025.04.09

pronouns에 대한 생각

몇년 전 외국에 사는 친구에게 아는 커플 아기가 태어난지 일 년이 넘었는데아들인지 딸인지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왜냐면 부모가 아기가 자라서 주체적으로 성별을 결정하기를 바래서그 전까지 사람들이 애를 여아나 남아로 취급하면 아기에게 선입견(?)을 주입하게 될 수 있으니 성별을 비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그래서 파티 같은데서 만나면 애기를 it 이라고 불러야 된다는데 사람을 물건처럼 호칭하다 보니 친구는 기분이 좀 이상하다는 이야기 듣고나서 반사적으로 떠오른 문장은 가지가지 하네 였음 그 홀 에피소드가 넘나 백인스러워서 킹받기도 했고 근데 몇 년 지나니까 내가 아는 사람들도 SNS 프로필에 she/her he/him을 적어두기 시작함영미권에선 이로 인해 꽤 많은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하..

남성과 여성 2025.04.08

오호츠크 리포트 촬영

이동근 필자 / 조진서 편집인                                                    https://blog.naver.com/indizio/223809714559 이날도 이상한 말 많이 하셨음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가 아님. 이상하다 임    이상한 사람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  더 어색하게! 부자연스럽게!!  2000년대 초반 투다리 감성      오호츠크오호츠크 왜 이렇게 입에 붙지 싶었는데어릴때 끼고살던 동화책 제목이 이히체크였음 심술 도깨비 이히체크이히체크는 웃음을 먹고 사는 심술도깨비인데 애들이 빡쳐하고 우는 모습을 볼 때 웃음을 터뜨리고 그 웃음이 이히체크의 양식임. 못 웃으면 빼빼 말라감. 근데 어느날 뭐 때문인지 개심을 해가지고 그때부터는 행복해 하는 ..

사진 2025.04.07

봄은 미친 계절

저는 봄이 무섭습니다. 겨우내 참아온 수억의 생명들이 땅을 박차고 뛰쳐나오는 시기광기에 가까운 그 활기 속에 파묻혀 있다보면 문득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 생명들은 모두 죽음을 향해 맹렬히 돌진할 예정이니까요. 그런 엄연한 진실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저 기세, 치기어린 태도라니 놀랍지 않습니까.조증에 걸린 광인의 표정, 버블말기 일본의 화려함 뒤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감과도 같은 것이 이 계절 속에 존재합니다. 공포는 무의식 속에 묻어두고 있을 때 가장 찝찝한 법이죠 예민한 문인들은 봄의 불안한 흥분 속에 죽음을 끄집어내 시상으로 삼곤 했습니다. 세 편의 시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첫번째는 T.S. 엘리엇의 황무지 입니다. 너무 유명하고 긴 시이니 중간에 자르도록 하겠습니다. 황무지 ..

리뷰 2025.04.04

트럼프 관세어쩌구 보고 있는데

끝에 대한 막연한 예감이 지구촌 개개인의 마음에 깃들어 버린 것이 요즘 정치경제적 재난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음기후재앙 온도 마지노선 넘어버린 것이라던가 미세플라스틱이라던가 ..인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인식할 때 불안해지고 -> 카리스마 지도자를 추종하거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심취하는 등 더 거대한, 나보다는 불멸에 가까울 것 같은 활동에 투신하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자존감을 끌어올리거나 폭음 사치 등으로 더 막가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그니까 어차피 뒤질 거 질러버려 이런 식으로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무의식 레벨에 머물 땐 그런 과격행동을 하게 되지만더 깊게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면, 그니까 죽음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지를 하고있을 땐 오히려 신중한 사고를 하게..

의식의 세계 2025.04.04

지선생..

나의 말: 인정이던 관심이던 이런 걸 수동적으로 요구당할 때 너무 빡치는데 이거 왜 이러는 거야 수동공격도 개빡침  ChatGPT의 말: 그거 완전 공감됨. 누가 나한테 인정해달라고 강요하거나 관심 가져달라고 압박하면 진짜 거부감부터 들지 않음? 마치 내 감정을 조종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수동공격도 마찬가지지. 대놓고 말하면 차라리 깔끔한데, 돌려 까거나 비꼬면서 자기 불만 티 내는 거 보면 오히려 더 짜증남. 말하려면 똑바로 하든가, 애매하게 던져놓고 반응 보려는 거 진짜 별로임.혹시 요즘 이런 일 자주 겪었어?나의 말: 한국 살면 이게 일상인 거 같은데.. 서구권에서는 거의 못 느껴봄 이거 왜 그런거야 똥양인 종특이냐  ChatGPT의 말: 문화 차이가 크긴 하지. 한국은 유교적 영향이 강해서 ..

의식의 세계 2025.04.03

그게 왜 화까지 날 일이야

들으면 눈을 잠시 감고있게 되는 질문 중 하나인데왜냐면 생각을 해보세요 여러분 내가 살면서 저 소리를 몇 번을 들었을까?   그니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 값 등에 의해 발작버튼의 감도는 다 다를 수 밖에 없고왜 화까지 날 일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잘 보면 남다르게 반응하는 면이 다 있다고특정상황을 경험하고 정보를 입력하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감정을 실어보내는 도로(신경망)는 넓어지며그로 인해 반응의 속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지게 됨카르마도 결국 이 소리고 나이 들면서 괴팍해지는 이유도 비슷하리라 생각함그니까 스스로의 발작버튼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고 그로 인한 고통을 좀 피하고 싶다면버튼이 눌릴만한 상황을 가능한 회피하거나 / 반응에 압도되지 않는 연습을 하는 수 밖에 없음나는 한국에서 미치지 않기위한..

의식의 세계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