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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고 머리는 머리

애드센스가 수익금을 지급해 주겠다고 한다. 쥐구멍 블로그에서는 월 삼만원 가량의 광고수익이 발생한다. 방문자들한테 용돈을 받는 느낌이다ㅋㅋ고마워용 이발비 하면 되겠는데, 하고 생각하다가 몇 달 전 일이 기억났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들어오면 내가 리터칭을 한번 한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다음 미용실 갈때가 되기 전 한번 더 자른다. 머리 자르는건 재밌다. 조각하는 것 같다. 자신감이 넘칠때면 뒷머리에도 손을 대는데 이건 대체로 결과가 좋지않다. 하지만 내 눈엔 안보이니까 거슬리지 않아서 그냥 살다가 명절이 되어 모친의 집을 방문했더니 모친이 경악을 했다. 머리가 이게 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 내가 잘랐거든. 했더니 사람이 멍청해 보이게 이게 뭐냐!! 집에가면 미용실부터 가라며 신신당부..

2021.11.11

집에 해가 드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옆건물을 다 부셔놓았더니 집에 해가 아주 잘 들어온다.어두운 집에서 2년 살았더니 변화가 엄청 크게 느껴지고 거실에 자주 앉아있게 된다. 단 귀마개를 꼭 끼고 있어야 됨 (공사소음)그러고 있으면 이유는 모르겠는데 초딩때 오전수업 마치고 집에와서 엄마랑 케이블 티비 보면서 김밥이랑 육개장 사발면 하나 반으로 나눠먹던 때의 기분이 든다. 아주 좋은 기분이란 소리다. 건물을 올려 짓는다니 재건축 마치고 나면 암흑으로 돌아갈 각이라 아쉽긴 한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기로---잊기위해 쓴다. 구글 Task 앱 아주 유용하다.A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지도교수님이 해야할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도 뇌를 야금야금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디다 적어놓고 머리를 비워버리는게 능률적이라는 주장을 했..

2021.10.12

주여 제 간을 보호하소서 - 독우산광대버섯 섭취 후기

눈이 휘둥그레져서 들어왔겠지만 내가 먹은 건 아니고 검색하다 발견한 영문페이지 번역해봄---2006년 7월 18일 화요일.. 화창한 어느 날의 이타카(지명)나는 명상을 하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인 버터밀크 공원의 폭포 근처로 갔다.집 근처에 그처럼 거대한 공원이 있다는 것은 특권처럼 느껴졌다.명상을 다 하고 났는데 명상의 작용 때문인지 스스로가 무적으로 느껴졌다. 왜 젊고 무지성일땐 그런거 좀 있지 않느냐?암튼 그러다가 어린 버섯을 발견했다. 갓은 접힌 우산같은 모양이였고 나는 그게 먹물버섯이라고 착각했다.근처에서 광대버섯들을 발견했음에도 말이다. 나는 그 어린버섯 세 송이를 채취해 집으로 가져와서 튀겨먹었다.솔직히 맛없었다. 다시는 안따올랜다, 라고 생각했다.그러다가 춤을 추러 갔다. 그리고 친구..

2021.09.30

회색지대

맑은날 여의도 공원 잔디밭에 엎드려 독서를 시도한 적이 있다. 하얀 종이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셨고 글을 읽을 수가 없었다. 주위가 어두워졌을때도 마찬가지로 책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다.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사상적으로 크게 치우친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보면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가슴 깊은 곳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현상을 자기가 보고 싶은데로 보고있구나. 라는 느낌 끊임없이 회의하고 의심하는 행위는 상당한 에너지를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다들 아다리가 맞고 답이 나오는 걸 좋아하니까.. 당장 나부터도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사고를 관둔 듯한 면이 있고 논문을 자주쓰던 a가 한말 중 ..

2021.09.05

마루야마 겐지와 취집

A Eng NS 마루야마 겐지의 에세이집 '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 를 읽고있다. 이 아저씨 너무 직진만 한다. 그래서 아주 재밌다. 성장기때 읽었으면 상당히 경도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좀 걸러서 읽게된다. 어쨌든 개인의 주관이니까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의존성을 버리고 자립하라! 이다. 그리고 자립을 위해 부모, 국가, 종교를 버리고 회사를 때려친 뒤 자영업자가 되어 삶과 치열하게 맞서라고 겐지는 설파한다. 부모의 그늘에서 사는 건 진정한 인생이 아니니 가출하라는 대목을 읽다가 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요양 겸 해서 당시 만나던 A의 집으로 내려가 한달동안 살았는데, 대충 이런 일과가 반복되었다. 9-11시 사이에 A가 살금살금 일어나 출근 나는 3-4시쯤 일어나서 침대에서 폰질 ..

2021.08.18

팝스쿼드. 번식자들

넷플 러브데스로봇 시즌2가 나왔다. 사실 나온지 쫌 됐는데 개노잼이라 그런지 리뷰가 별로 없네 그래도 세번째 에피소드는 기억에 남는다. 미래의 지구가 배경이고 이 시대 지구인들은 팝스쿼드라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주입해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삼. 그리고 사람이 안 죽으면 인구를 조절해야 되니까 번식은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스쿼드까지 포기하고 숨어 살며 꾸역꾸역 아기를 낳아 기르는 '번식자'들이 있는데, 주인공의 직업이 그 번식자들을 찾아내어 아기는 죽이고 부모는 체포하는 공무원임 주인공의 여친은 예술가임. 조수미 같은 세계적 오페라 가수임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갈채를 받자 감사하다고, 나 이 파트만 이십년 동안 연습한거라는 말을 함.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이 무한하니 스킬을 갈고 ..

2021.08.11

어떤 식으로 죽고싶냐는 질문을 들으면

성산일출봉을 떠올렸다어릴때 간 제주도 가족여행에서 기억나는 두 가지는 한라산에 올라가 입을 크게 벌리고 구름을 덥썩덥썩 베어 먹은 것과 성산일출봉의 분화구이다그 넓고 선명한 녹색의 아가리를 보면서 저 아래로 마구 뛰어내려가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근데 막 굴러서 머리 깨지고 피철철 흘리면서 죽는건 안되고 안개처럼 사라져야됨)경외스러운 풍경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데 왜 일까? 그것의 일부가 되고 싶은 것일까?아무튼 그렇게 성산일출봉은 일종의 개인적 성지聖地로 남았는데 언제부턴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떠오르는 풍경이 바뀌었다. 큰 나무 밑에서 앉아서 천천히 죽는 장면이 떠오름같은 장소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죽는 장면도 잠시 떠올려봤는데 죽음이란 삶의 꽤 중요한 이벤트이기때..

2021.07.10

순대국은 왜 과소평가 되었나

순대국을 먹으러 갔다. 날이 더워 매운게 먹고 싶었다.주인 아저씨에게 얼큰 순대국 얼마나 맵냐고 물으니 매운 거 먹는 사람 기준이라길래 그럼 걍 보통으로 주세요 하자아 근데 못먹을 정도는 아니고 라면 먹으면 먹을 수 있어요.. 라며 테이블 앞을 서성이셨다.아무래도 나에게 얼큰 순대국을 먹이고 싶어하시는 눈치길래 한 번 시켜봄순대국을 기다리며 순대국집에 올때마다 하는 생각을 했다. 순대국은 훌륭한 음식이다. 맛있고 영양학적 밸러스도 좋으며 부추와 양파, 고추 등의 야채는 더 달라면 더 준다.심지어 들깨로 맨든 귀한 가루는 원하는 만큼 맘껏 퍼먹으라고 테이블 마다 놓여있다.해방 전 까지만 해도 귀한 음식으로 쳐주던 순대이다. 개념녀 테스트 따위에 남용될만한 음식이 아니다 이 말이다..!반면 순대국의 안티테제..

202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