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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웃는 얼굴

요즘 삶의 큰 기쁨 중 하나가 산책인데. 누가 노친네 같다고 했는데 일단 킹정하고산책 중 항상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애와 개와 노인이다. 걸어다니는 존재 중 가장 순수하다고 느껴지는데스스로의 이미지를 덜 의식하는 편 + 시간적 여유가 있는 포지션으로 인해 형성되는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듯아무튼 그런데,오늘 산책 코스 중 지나게 되는 약수터에 노인장 네 분이 옹기종기 모여 패트병에 물을 받고 계셨다. 기다리려면 한참 걸릴 거 같길래 한 모금만 먼저 마셔도 되냐 하니 흔쾌히 그러라 하신다. 저걸로 마시라며 분홍색 파란색 약수터 바가지를 가르키셨지만고개를 흔든 뒤 두 손을 오므려 물 나오는 입구에 가져다 댔다. 씻는 건 줄 알았던지 할머니가 반쯤 차 있던 페트병의 물을 내 손에 부왘 부어주시길래손으로 마실 거에요..

2025.01.26

홍기하

옛날사람들같군.. 고안철이 일회용카메라로 찍어줌 @신도시         서제만씨 작업실 놀러옴 3월 말에 N/A에서 개인전하신다고    옷 두는 자리에 옷을 잘 두고..                                 미술 얘기 그만해......     저 창 밖이 붉어지다 까매질 때까지 말 엄청 하고 들었다 돈까스 먹고 헤어짐        한국을 이해하려 노력 중인 홍기하  영어에 없는 감정표현 연구 중. 좀 산뜻한 건 없나..anyway bye for now 당신이 가는 길에 빛이 가득하길

사진 2025.01.24

정선근 백년목 파오뿔한 인류애가 느껴짐

이드페이퍼 초창기에 누가 정선근 목 운동법 링크를 올려줘서 간간이 했는데간간이만 했고 스마트폰 처처처보니까 결국 과보가 찾아옴어느날 갑자기 관자놀이랑 뒤통수 전면에누가 전기고문 버튼 연타하는 거 처럼 찌리링찌리링 미친 통증이 24시간 반복되는 거임 진통제는 1도 안 듣길래 통증의학과에 갔음. 약주고 도수치료 받으라 하길래 받고 옴도수치료... 만약 1주일에 한번씩 도수치료 or 섹스를 할 수 있는데 둘 중 하나는 평생 포기해야한다면 섹스를 포기하련다 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는데문제는 효과가 없음그래서 다음 회차 취소하고 직접 웹을 뒤짐 그러다 후두 신경통이라는 항목을 찾았는데 그래 이거야 이거 동네 잘 한다는 신경과 찾아가니 후두신경통 맞고 일자목 착착 진행 중이시고 염증이 눌린 신경을 건드려..

리뷰 2025.01.23

자애명상 하는 법

우리 전통에서는 위빳사나 한 시간 후 말미에 메따(자애)명상을 5분 더 하는데  이게 은근 귀찮아서 초기엔 자주 스킵했었음 자애를 보내는 대상에서 날 제외해서 그랬던 거 같고자기에게 메따를 보내는 거 부터 시작 해야된다는 걸 배운 후로는 절대 빼먹지 않고 있음ㅎ 할 때마다 미소를 짓게되고 끝내고 나면 마음에 훈기가 도는게 썩 괜찮음  --전쟁 박물관 갔다가 1인 감옥 셀프감금 체험해본 후로 방목란을 사 먹겠다는 규칙을 세웠는데 그때 느낀게 뭐냐면, 이게 그냥 닭이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잘 안 지켜짐방목란이 더 비싸고 맛 차이도 사실 잘 모르겠고 안 파는데도 있으니까 그런데 지옥같은 환경에서 사육된 닭에게서 빼낸 알을 먹는 내가 과연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전지구적 시점으로 봤을 때 그런 일..

의식의 세계 2025.01.22

공감은 유해하다. - 공감의 배신 by 폴 블룸

(전략)아무튼 그래서 공감의 문제는 대체 무엇인가.첫째, 공감은 힘이 셈 문제는 공정성과 이성처럼 중요한 가치보다도 훨씬 쎈 미친놈이라는 거임 대니얼 뱃슨이라는 학자의 실험을 예로 들어 봄 연구진은 피험자들에게 셰리라는 10살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줌 치명적 병에 걸린 셰리는 고통을 받고 있고 치료를 받으려 긴긴 줄에 대기 중임 그리고 피험자들 한테 당신들이 셰리의 순서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줌 물론 피험자들은 셰리 앞에 있는 아이들이 셰리보다 더 힘든 상황일 수도 있기 때문에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음 그런데 셰리의 기분이 어떨지 자세히 상상해보라는 말을 먼저 들은 피험자들의 경우는 조금 달랐음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할 아이들을 놔둔 채 셰리의 순번을 앞당기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임 공감은..

의식의 세계 2025.01.21

음기왕 서귀포2

굿뭐닝     흐리다더니 짜릿하게 더웠다  오늘은 뭐할 거냐면 전기자전거 빌려서 줜나게 탈거임 서귀포 오는 이유의 90%가 이거임 푸른 바다 옆에끼고 머리카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해풍을 느끼며 페달질만 죽어라 하는 행복 여행오기 한달 전 쯤 좀 빡센 사건이 있었는데 밤마다 천에 나가 자전거를 탔음 아무 생각없이 페달만 밟다보면 좀 살 거 같더라고 휙휙 뒤로 지나가는 풍경처럼 이 또한 지나갈 일       아 또 서귀포는 공원이 참 좋다. 칠십리 시공원 밤에가면 분위기가 오지고 담수풀 있는 자구리 해안공원도 마음이 평화로워짐  여기는 아마 칠십리 시공원이랑 이어지는 작가의 산책로였던 거 같음     쫌 좆같은 예술작품들이 여기저기 있기는 한데 날씨 좋으니까 퉁치자고    전문 ↓https://idpaper...

분류불가 2025.01.20

부질없는 인생 왜 사는 건가요 / 그건 있자나.. - 바가바드 기타

의심이 나를 괴롭힐 때, 실망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볼 때, 그리고 곧 나타날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을 때, 『바가바드 기타』의 책장을 넘기면 나를 위로하는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나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 속에서도 바로 미소짓게 된다.” - 간디이 아름다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우연했다. 올해 출간된 be here now를 읽어보려 자전거를 끌고 옆 동네 도서관에 갔는데 출발 전 까지만 해도 대출가능이던 책을 그새 누가 빌려간 것이었다 아쉬운 김에 바로 옆에 꽂혀있던 바가바드 기타를 뽑아들었다. 살면서 꽤 많은 컨텐츠를 소비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데이터에 기반한 어떤 직관이 생겼다. 띵작은 첫 장면에서부터 느낌이 온다.. 알라딘 들어가서 바로 주문 후 귀가 바가바드 기타의 첫 장면은 이..

의식의 세계 2025.01.16

살려면 들어라 직관의 목소리를 - 서늘한 신호

서늘한 신호의 첫 장면은 캘리라는 여성의 일화로 시작한다. 캘리는 장 봐온 짐을 잔뜩 들고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웃들은 이번에도 또! 실수로 현관문을 잠그지 않았고 캘리의 짐에서 고양이 사료 캔들이 계단아래로 통통통 굴러 떨어진다. 그때 아래에서 쾌활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내려올 필요 없어요! 제가 올라갈게요! " 캘리는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깔끔한 외모의 남자는 웃는 얼굴이었고 짐 드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한다. 캘리는 거절했지만 이미 사료캔을 한가득 가슴에 끌어안은 남자는 " 안될 말씀! 여기까지 와서 또 고양이 밥을 쏟게 만들 순 없죠! " 라며 미소로 거절한다. 캘리는 '어쩐지' 무섭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고 예의바른데. 의심하는 건 어쩐지 사람으로써 도리가 아닌..

남성과 여성 2025.01.15

렌지 밥과 중중무진

햇반 솥반(버섯) + 렌지에 돌린 동물복지계란찜 조리시간 10분 안 걸림 ㅈㄴ살맛남이렇게 차려놓고 갑자기 overwhelmed됨 이걸 한국말로 모라해야됨 감동의 쓰나미?알을 낳은 닭부터 시작해서 농부, 당근을 세척해준 중국인, 전자렌지 개꿀팁 전수해주신 블로그 독자분들전자렌지 사라고 압박넣은 홍기하 이드페이퍼에서 솥반 추천해준 소장님 솥반 개발자 전자렌지 발명가 서울시의 치수와 음식물 쓰레기를 담당해 주시는 분들 나아가 나에게 생을 부여해준 분들까지 (비록 교류는 단절되었으나)셀 수 없이 많은 존재의 도움으로 지금 이 순간 살아서 밥을 먹고 있다. 다 늙어서 공동체 따위에 의지하게 되느니 자살하고 말겠다는 글을 쓰던 젊은 날의 오만함을 되돌아보게 된다.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거 물론 당..

2025.01.15

전자렌지

한국에 잠깐 들어온 홍기하씨가 다녀갔다. 덕분에 냉장고가 깔끔해졌다. 이런 거 어?? 한 숟가락 남은 소스통, 다 버려, 이거 뭐야, 유통기한 지났자나, 그리고 냉장고 위에 저런 와글와글한거 다 치우고!! 전자렌지 사서 올리라고!!!!! 하시길래 네네하고 다 버림그김에 전자렌지도 삼. 린나이. 기능 제일 적은 씸플한 걸로자취 12년 만에 드디어 전자레인지가 생겼다. 영하에 가스 쓸 때마다 환기 십오분씩 하면서 덜덜 떨지 않아도 됨가스렌지 쓰면 환기를 꼭 하도록 하세요 폐암걸리니까집 화분들을 보면서 기하씨가 자기는 이런 responsible한 거는 아직 못 하겠다 그런 얘길 하길래아직 정착을 원하지 않는 상태라는 거 아니겠나, 나도 한국 돌아와서 정착의 의지를 기르려고 처음 화분을 들였다, 는 대답을 했는..

202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