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삶의 큰 기쁨 중 하나가 산책인데. 누가 노친네 같다고 했는데 일단 킹정하고산책 중 항상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애와 개와 노인이다. 걸어다니는 존재 중 가장 순수하다고 느껴지는데스스로의 이미지를 덜 의식하는 편 + 시간적 여유가 있는 포지션으로 인해 형성되는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듯아무튼 그런데,오늘 산책 코스 중 지나게 되는 약수터에 노인장 네 분이 옹기종기 모여 패트병에 물을 받고 계셨다. 기다리려면 한참 걸릴 거 같길래 한 모금만 먼저 마셔도 되냐 하니 흔쾌히 그러라 하신다. 저걸로 마시라며 분홍색 파란색 약수터 바가지를 가르키셨지만고개를 흔든 뒤 두 손을 오므려 물 나오는 입구에 가져다 댔다. 씻는 건 줄 알았던지 할머니가 반쯤 차 있던 페트병의 물을 내 손에 부왘 부어주시길래손으로 마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