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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주세여

저 블로글 책 만들고 있거든여 https://digthehole.com/4807 책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만지난 카카오 대란때 블로그 접속이 안되니 순간적으로 공포감이 들더군요 11년 동안 기록해온 1600여개의 공개글과 4070여개의 비공개글이 한큐에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무서운 마음digthehole.com 귀차니즘의 압뷁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자기 출국 전까지 출판 안 하면 사형시키겠다는 금쪽.. 아니 홍기하 작가의 채찍질에 디데이를 정했습니다. 대충 300페이지 전후가 될 것 같고 82피플 정신으로 선입금 예약 한달 받고 30권 이상 주문들어오면 찍으려고 생각 중인데 부록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싣으려고 합니다. 질문은 그 어떤 미친 질문이라도 다 받겠습니다만 꿀잼 질문 위주로 싣도록 하겠..

나다 2023.06.15

달팽이를 주의하라

저번 담마코리아 코스땐 비가 왔고 그때마다 수많은 달팽이와 민달팽이가 산책로로 기어나와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불살생 계율을 좀 어기게 되었음 시간이 지나면서 길에 웅크리고 앉아 달팽이를 집어 풀밭으로 돌려보내는 학생들의 모습이 점점 늘어났는데 이게 어둡고 하면 또 보이지가 않으니까.. 같이 봉사하던 수지트라라는 인도분이 여기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였는데 나중에 암으로 엄마와 언니를 떠나보내고 본인도 같은 암 투병 10년 끝에 완치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생명이라는 것이 이사람에게는 보다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아무튼 수지트라가 나보고 AT선생님한테 여기에 대해 말 좀 해달라고 부탁하길래 저녁 미팅때 발언하니 봉사자 중 만화가 있지 않았냐고(신청서에 직업적는 란이 있음) ..

만든거에요 2023.06.15

무아윤회와 쇼펜하우어

(중략)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나로부터 벗어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부정은 곧 개체화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마야의 베일, 즉 우주적 환상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나’라는 개체성의 환상에서 벗어날 경우에만 그 고통스러운 실존적 조건을 순간적으로 벗어나는 미적 관조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개체적 자아에 대한 인식, 개체화의 원리는 마야의 장막이자 환상이다. 그 장막을 벗어나야만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여 다른 사람의 고통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의 고통과 재난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될 경우에 그는 어떤 고통도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동고’(同苦, M..

화성 왜감

5분철학 유튜브 틀어놓고 밥먹다가 영상에 참조된 일론 머스크의 스타십 폭파장면을 봤다. 실패에서조차 가능성을 보는 긍정성이 주제인 영상이었는데 로켓을 보며 열광하는 군중들을 보면서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머스크라는 인간에 대한 내 개인적 호불호는 차치하고 그냥 갑자기 화성을 왜 가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류가 거주할 만한 환경을 갖춘 은하계 유일 행성을 두고 화성이주를 계획하는 건 뭔가 아다리가 안 맞는 느낌인데 걍 그 돈과 노력으로 여기서 어떻게 안 망할 궁리를 하는게 현실적 사고 아닌가.. (아니 사실 안 망하는건 불가능할테고 더 늦게 망하기 위한 궁리) 문제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데에는 원대한 계획과 선동력이 필요한데(like 히틀러) 상식적인 결정은 화성 갈끄니까에 비해 노잼이라..

시사이슈에요 2023.06.14

무대난입 레즈비언

갠디 2023.06.09 02:42 지난글이지만 이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요즘은 나도 민폐안끼칠테니 너도 나한테 민폐끼치면않됌!! 해체위기 직전까지 몰린 밴드맨 반성문 쓰는 엔딩 뻔하쥬? 반면 무대난입 레즈비언의 대처는 이 얼마나 호쾌한가! 물론 싸움이 심각해져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했다면 무서운 일이지만 그냥 저렇게 서로 분풀이하고 사건은 당일로 종료되었다고 함. 이 정도가 딱 건전하다고 생각 원래 정신적으로 불건강할수록 빡쳤을 당시에는 아무 대처 못하고 일어난 일에 대해 곱씹고 곱씹다가 머릿 속에서 사건을 거대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다 보통 SNS에 저격글을 씀) 요즘 사람들이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거 같음 그리고 위에 답글 주신 분 말처럼 아니 어떻게 세상이 내 맘대로만 돌아갈 수 있나? ..

SEOUL PUNX 서울펑쓰 재입고 되었습니다

출판처 메스매스에이지에서 보관중이던 마지막 카피 60여권을 보내주셨습니다. 재고문의를 주기적으로 받아왔음으로 그 중 30권은 판매하고자 합니다. 구매 원하시는 분은 https://digthehole.com/2654 판매 more picture : https://www.instagram.com/seoulpunx/ oversea shipping : http://digthehole.tistory.com/2653 2003년 늦여름 이대 앞 야외무대에서 스파이키브랫츠의 공연을 보았다. 공짜라길래 별 생각없이 간 것이었는데 상 digthehole.com 의 방법대로 메일 주시면 우체국 택배로 발송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비밀답글이 안 남겨진다는 제보가.. 메일로 운송정보 부탁드립니다 squeeeeeeak..

만든거에요 2023.06.07

엄마 데리고 담마 코리아 봉사 다녀온 후기

좀 전에 집에 돌아와 빨래돌리는 중에 쓴다. 좀 있으면 안 쓰고 싶어질 것 같아서.. 이번 봉사는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빡셌다. 왜냐면 봉사자로 코스에 갔고 모친을 모시고 갔기 때문에 참고로 모종의 사태로 인해 최근 반년 동안 모친의 번호를 차단해 둔 상태였다. 몇 달 전 일련의 화해과정을 거친 뒤 연세도 그렇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오게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모친의 시팅 (일반적인 10일 명상 코스)과 나의 봉사 (시팅 중인 학생들을 위해 노동하는 코스) 신청을 후다닥 했다. 대기자로 떴지만 취소자가 발생해 다행히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2017년 첫 시팅을 마친 뒤 모친이야말로 여기에 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권유를 했고 본인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신청할 때마다 일이 터져서 이번 생..

최신의 고통 (feat.전다화)

전다화: 근데 웃긴 거랑 별개로 요즘 코미디언들 다 캐리커쳐만 하는 거 특히 실존인물이나 완전 실존인물처럼 세세하게 구축하는거 뭘까요 계속 생각 중 누가 소설 역할을 대신하는 거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 거 같진 않고.. 소설이라기엔 주제도 목적도 정서도 없고 딱히 풍자를 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구 관찰력을 바탕으로 묘기를 보여주는 것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이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건가 아니면 소설이 되어가는 과정인건지ㅋㅋ암튼..결론은 저도 오늘 냉면 개시하러 갑니다 유진정: 저도 그래서 재밌게 보다가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뚱시경 보면서 존나 웃다가 공허함을 느끼고 껐음 전다화: 그쵸 뭔가 놀라울정도로 똑같네 이거 외엔 뭐가 없는데 김신영이나 약간 윗세대에 잘하는 사람들이 장삼이사 캐리커쳐하면..

리뷰에요/미술 2023.05.19

이런저런 생각들

말은 하면 할 수록 사기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언어라는 것의 성질자체가 그러한듯 재밌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아 말 안하고 싶다~ 이런 순간이 그래서 찾아오곤 하는데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솔직하게 쓰고 말하려고 노력한다. 관계에서도 장황한 말보다는 눈빛의 교환 등 비언어적 소통이 훨씬 더 강렬하게 작동한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밀실 등의 조건이 갖추어졌음에도 왱알거림을 멈추지 않는 상대는 키갈로 닥치게 만드는게 인지상정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얼마나 다행이야 --- 새벽에 잠이 안와서 인스타를 켰는데 실시간 좋아요가 폭력적 속도로 달리길래 누구지하고 들어가봤다. 성기를 지칭하는 저질워딩들로 도배되어있는 계정이었다. 문신왕창 치열엉망 약쟁이 흉내를 내는 어린 남자애가 주인인 씹합이 애새끼들 다..

일기에요 2023.05.19

우노,데바,올가

라는 주문같은 단어를 중얼거리면서 꿈에서 깼다. 꿈에 나온 외국인 소년이 한 말을 따라한 것인데 일어나서 밥먹고 이까지 닦았는데도 소리가 기억에 남길래 단어 뜻을 찾아봤다. Uno가 1라는 건 알고 있었고 Deva는 산스크리트어로 신(주로 남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Olga는 러시아 여자이름. 고대 노르드어로 신성한 이란 뜻을 가진 helga의 변주라고 자기 직전에 라비 샹카르의 18분짜리 시타르 공연 영상을 봐서 이런 히피같은 꿈을 꾼 거 같다. 그리고 평소 저 세 단어의 발음에서 무언가 성스럽다는 느낌을 무의식 중에 받았기 때문에 저런 대사가 꿈에 등장한 것 같은데 실제로 단어들이 그러한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의 범용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엄마 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문화권마다 다 비슷..

일기에요 2023.05.17

김윤신과 별의 목소리

저저번주 일요일 남서울 미술관 를 보고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은 전시였다. 영적이라고 느낌 처음 온 남서울 미술관 예쁨 피어투피어때 최희원님이 비슷한 걸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누로 만드셔서 표면의 느낌마저 비슷) 오마주였나? 우연이라면 재밌네 생동감이 넘침 음악적이기도 하고 탈칵 탈칵 소리가 나며 사진 슬라이드가 재생되는 기계인데 이런 걸 뭐라고 부르나요? 이런걸로 대량의 큰사이즈 사진을 아주 작은 공간에서 전시하는 것도 재밌을듯 수용인원이 적어지고 관객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한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게 걍 영상이잖아 여기가 찐이었음 아니 다 찐이긴 한데 하일라이트였다고 만져보고 싶게 생긴 나무들의 표면 대부분의 작품 모서리에 아주 뾰족한 부분이 없는게 좋았다..

리뷰에요/미술 2023.05.16

아줌마는 왜 2

https://digthehole.com/5086 아줌마는 왜 며칠전 전철 에스컬레이터의 점검이 있었다. 하행은 진입을 막아놨고 상행 쪽으로만 걸어서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에 에스칼레이터의 우편은 올라가는 사람들이, 좌편은 내려가는 사람들이 이 digthehole.com 그래서 언니랑 통화 중 저 에스컬레이터 썰 풀고 아줌마들 진짜 왜 그래??? 하니 언니가 어어 그거그거!!! 라는 반응을 보임 그러더니 자기 한국에서 반도체 공장 다닐 때 같이 일하던 아주머니랑 뭔 얘기하다 아줌마가 라는 말을 농담도 아니고 너무 확고하게 재차 저주해서 깜놀했다는 말을 했는데 이거 뭔지 나도rg 그래서 이 아줌마들의 실언이 불쾌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사실 뭐냐면 1 이게 정말 악의없는 실언인지, 아니면 사회성이 떨어져 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