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214

자유

고속도로 위에서 닭장차를 보았다.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닭들이 철망밖으로 고개를 삐죽 내민채 하염없이 바람을 맞고 있길래 나는 냉동실에 처박아둔 닭안심 1킬로그램과 자유라는것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자유 그런게 어딨냐 국가라는 시스템안에서 정치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니 꼭 국가에 종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태어난 이상 삶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곩 몬 중2병같은 소리냐 싶겠지만 어쨌든 사실이기때문에 여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니 목이 졸리는것같이 느껴진다 당장 뛰쳐나가 비트의 정우성처럼 눈감고 오토바이라도 타야될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나는 사회화된 성인임으로 블로그에 글을 쓴다

일기에요 2017.09.21

여유

모양이 중고나라에서 리클라이너를 샀다. 한번 앉아봤는데 너무 말도 안되게 편해서 좀 놀랐다. 심지어 흔들의자 기능까지있음 어릴때 앞집 여자애네 집에 가면 거북이 박제 아래에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이 부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너무나 쓰잘데기 없으면서도 사람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물건이라서.. 라바램프,흔들의자 따위의 가구들에서 느껴지는 선진사회의 여유 넘 조음 암튼 그 리클라이너에 앉아서 흔들거리고 있자니 K군이 생각났다. 어느날 K군이 어린왕자 책을 사야한다고 하길래 니가 읽게 했더니 자기 대자의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아니 어린놈이 왜 대자가 있어 하니 K왈 스코틀랜드 거주시절 호스텔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가난한 젊은부부를 자기 집에서 살게한적이 있다고 K는 부부에게 자기집에..

일기에요 2017.06.27

밥딜런의 마력

모군이 밥딜런을 좋아한다고 하길래 너보다 내가 더 사랑한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자기 지금 머리도 밥딜런처럼 기른거라고 반박을했다. 그래서 난 돈띵크트와이스치려고 기타샀다고 하니까 자긴 밥딜런 실물로 봤다고.. 젠장 졌다 암튼 어땠냐고 하니까 완전 asshole이였다고 한다 팬미팅비스무리한 자리였는데 팬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얼굴을 가린채 지루해 죽겠다는 티만 팍팍냈다고 암튼 내내 그러다 갈때 되니까 쓰고있던 중절모를 찔끔 올리고 선글라스를 쪼끔 내리더니 양손가락으로 피융피융 총쏘는 시늉을 냈다고한다. 그랬더니 근처에 서있던 중년부인이 기절했다고함

일기에요 2017.03.12

모자

오후 4시-5시 사이에 버스정거장쪽으로 나가면 점박이 프렌치불독 한마리가 목줄없이 산책하고 있는것을 보게됨. 그리고 그 바로 뒤로 송아지만한 래브래도가 두다다 쫓아오는데 주인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막대기로 탁탁 쳐가며 래브래도를 제어하려하지만 천방지축 래브래도는 말을 조뚜안들음. 셋이 걍 그런식으로 산책을 맨날 함 버스정거장 의자에 왠 캡모자가 하나 놓여있고 쪽지가 붙어있었음. 뭐라고 써있는건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고있는데 그순간 래브래도가 팍 튀어나와 나의 발등을 꾹 밟고 모자를 물어서 달아남. 할머니는 오늘도 소리를 꽥꽥지르며 래브래도의 뒤를 쫓았음 숙소와서 태국친구한테 사진을 보내고 모라고 써있는거냐 물으니 모자 가져가고 싶음 가져가세요라고 써있다고. 래브래도가 글을 읽을줄..

일기에요 2017.03.12

알몸은 무섭다

더워서 옷을 안입고 작업을했다. 날이밝아오길래 고만하자 하고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프길래 문틀을 철봉삼아 스트레칭을 했다. 그러자 불꺼진 욕실의 큰거울에 몸이 역광으로 비쳤는데 상당히 기괴한 모습였다. 뭔가 기예엑 하고 달려들것만같은 그림자였음 그래서 든 생각인데 사람의 알몸은 무섭다. 야성적인데 털이 너무 없고 괴상함. 밤중에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사람의 알몸을 상상해보라. 무섭지! 희한한건 팬티한장만 걸쳐도 무서움이 98%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목걸이나 신발도 마찬가지 암튼 이렇게 무서운 모습을 서로 막 보여주다니 번식의 욕구란 굉장한것이라고 새삼 생각했다.

일기에요 2017.02.22

꿈에서 무슨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해외에 있는 대학이라 비행기를 타고 가야했음 입학 추천장을 들고 몬 유럽 시장바닥 같이 쟃빛에 귀퉁이가 둥글둥글한 타일? 돌?로 바닥을 깔아놓은 광장으로 나갔는데 거기에 나처럼 해외로 나가는 애들이 많이 모여 있었음. 예전에 여행하다 만난 대만 여자애가 있길래 지금 내가 가는 학교는 어떤곳이냐 물으니 거기는 과일 대학교라고 했음. 작년에 입학한 자기 친구가 학교올때 장바구니 꼭 여섯개 이상 들고오라고, 과일 담아서 들고다녀야 되니까 라고 했다며 나에게 팁을 주었음. 장바구니를 챙겨왔던가 생각하다가 옆에 귀엽게 생긴 남자애가 있어서 말을 걸었더니 자기도 신입생이라길래 너도 과일대학가니? 하니까 자기는 힙합대학교로 간다고 해서 갑자기 과일대학말고 힙합대학이 가고싶어짐 광..

일기에요 2017.02.12

병신같은 추억

방금 뜬금없이 떠오른 추억인데 사과공장에서 일할때 사과는 버리고 씨앗을 모아두었다 매일 서너개씩 꼭꼭 씹어먹던 시기가있었다.어릴때 한숟가락씩 먹던 살구씨 기름이랑 맛이 비슷하기도 하고 알몬드같은 향이 맘에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과씨엔 시안화물(=청산가리) 독성분이 들어있다고. 그러니까 알몬드향이 나지... 반컵정도 씹어먹으면 이승을 하직하게 된다고 하는데 별일은 없었다. 그나저나 이딴 물질의 공급을 원하던 나의몸은 스스로를 살해하려고 했던 것인가 정말 세상에 믿을놈 하나없군

일기에요 2017.01.30

셀프토쳐링 for 구정

좆나 피곤하다 종일 누워있었는데도 삭신이 쑤시네구정을 맞이하야 파티에 찾아갔다.넘나 먼길이라 망설였는데 아침에 눈뜨니까 가고싶어짐. 근데 목적지까지 4시간 가까이 걸렸다ㅎㅎㅎㅎ ㅎㅎㅎ 아니 대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런 경우 어느 순간부터는 들인 노력이 아깝기 때문에 멈출수가 없는것이지중간에 길을 6명에게 물어봤는데 그 중 4명이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확신을 가지고 주는 바람에 삽질을 심하게 했다. 근데 사실 한명 말만 믿고(경찰서 직원이였음) 갔으면 삽질을 반만하는건데 괜히 엄한 인간들 한테 재차확인하다 망함. 이래서 조언은 전문가한테 구해야 하는것이다. 작은 소득은 하나 있었다. 삽질하는 시간이 넘 아까워서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문제를 하나 해결함강가에 위치한 파티장소는 야경이 멋진곳이였다. 엘..

일기에요 2017.01.29

오늘의 일기

키보드가 고장났다. 일전에 오작동의 낌새가 보이길래 새것을 주문하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멀쩡히 잘되고 바꾼지 얼마 되지도 않은거라 새것을 반품시켰는데 마치 엿이라도 먹으라는 것처럼 출국한지 며칠 안되어 고장이 나 버린것이다. 키보드가 고장이나면 새것을 구입하면 된다.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종종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한글이 프린트 된 키보드가 필요하다. 외워서도 칠 수 있지만 자판을 내려다 보았을때 한글이 안 적혀 있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외국에서 한글 키보드 찾기란 의외로 쉽지가 않다. 쥐마켓 해외배송이라는 옵션이 있었지만 일주일 동안 w키를 치면 we 라고 나오는 전체주의에 경도된 미친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태국 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보았지만 한글 키보드를 판매하..

일기에요 201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