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에요 125

사이비에 대한 단상

- 초월적인 존재를 믿고 의존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마음이 있는 한 교주 중심의 사이비 종교 집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함 예전에 신천지가 일반 개신교 교회에서 신도들을 포섭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영리한 전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무신론자를 포섭하는 거 보다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거기에 의존한다 라는 메커니즘에 이미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편이 훨씬 쉬울테니까 - 교단이 와해되면 신도들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 공황도 왔을테고 또 이상한 단체에 흡수되기 좋은 상태일 거 아님 그리고 자진해서 성상납을 했다던가 하는 경우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넘 충격이 클 거 같은데 뭔가 국가 차원에서 멘탈관리 지원같은 걸 해주나? - 교주와 신도의 상호의존적 관계는 흥미로움. ..

공허의 셀카 공허한 연락

한병철 띵언 중에 도 있었는데 마음 속 깊이 동의했음 몇년 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데 신호가 너무 오래 바뀌지 않는 느낌이었고 달리 할 일이 없다고 생각되어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 셀카를 찍었는데 그때 불현듯 셀카를 많이 찍는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지루함을 계속 느끼고 있는 거구나 근데 그런 사람들이 많잖아 얶떡해!!!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고 그날 이후로 셀카를 찍을 때마다 아 지금 내가 재미없는 상태이구나 하고 의식하게 되었음(그래도 찍긴 찍음) #소통해요 해쉬테그나 데이팅 앱 자기소개 글에 탕수육 찍먹파/부먹파 . 민초단 . 파인애플 피자 좋아요/싫어요 이런 거 떨렁 적어놓은 거 봐도 같은 종류의 공허를 느끼고 연인들끼리 연락에 집착하는 경우를 봐도 비슷한 걸 느낌 나는 연인들끼리 왜 연락을 하..

한병철..!

넘 멋있당 지난 주 한병철에 버닝하고 계시는 홍기하 양의 제안으로 한병철 신간출간 기념 강연회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유잼이었다. 강연 내용도 내용인데 멋진 남자 보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좋았고 한병철이 멋있는 이유는 후술하겠음 몇 달 전 기하씨가 한병철 책도 한 권 선물해주셨는데 제목은 에로스의 종말이었고 책을 요약하자면 --- 우리는 긍정성과 매끄러움 성과주의에 미쳐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고 부정성이 배척되면서 타자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능력, 즉 에로스=사랑하는 힘을 잃게 되었다, 그래서 이 시대는 동일자들의 시대이고 나르시스트들의 시대이다, 우울증도 나르시즘적 질병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에로스가 필요한데 지금 에로스는 없고 포르노만 존재한다 포르노에 타자는 없고 단지 나의 나르시즘적..

깊은 슬픔에 빠진 사람을 만났을 때

신발은 벗고 문 옆에 두라 이 어두워진 예배당의 입장은 맨발로, 상실로 텅 비고 슬픔으로 거룩해진 곳 돌벽은 회색 바닥또한 그러하다 회중의 한 명일 뿐인 당신은 듣기위해 존재한다 노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릎을 꿇고 뒤 편에 앉아 아무 소리도 내지말라 촛불이 스스로 말할 때 까지 — 작년 담마코리아에서 만난 라라 넬슨이라는 도반이 있다. 이번에 다시 만났다.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어를 배워서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뭔 얘기를 신나게 하고 있었더니 ‘재밌냐?‘ 라고 겐세이를 놓았는데 정말 그 그 타이밍과 표정 말투 의외성 모든 조건이 너무 완벽해서 모두 폭소했다. 센터에서도 마주칠 때마다 턱들고 와썹 호미 이러고 있는데 내가 담마코리아에서 와썹호미를 듣게 될줄은.. 암튼 상당한 깐돌이 캐릭터라 자꾸 주먹을 ..

나르시시스틱 마이갓알럽잇

담마코리아에서의 하루는 고엔카 선생님의 법문으로 마무리 되는데 센터내에서 묵언을 하기도 하고 별다른 자극제가 없기 때문에 빔프로 쏴주는 영상 법문시간이 상당히 기다려짐 나는 들었던 이야기를 또 들어야 하는 상황을 극혐하지만 법문은 1년에 한 번 듣는 것이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기억나는 파트가 다른 거 보면 뇌가 그때그때마다 크게 와닿는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저장하는 것 같아 괜찮음 이번에 가장 기억남는 건 석가모니 생전에 군림했던 인도의 한 왕과 왕비 수행자의 일화 하루는 왕이 명상을 마치고 왕비에게 라고 물음. 그러자 왕비는 라고 대답했고 여혐고대인도왕국에서 이것은 넘나 무엄한 왕비 참수ㄱㄱ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위빠사나 수행자였기 때문에 왕도 이라고 대답한 뒤 둘이 손 잡고 석가모니한테 가서 이 사실을 ..

담마코리아 네번째 10일코스 후기

2017년 4월 첫 코스를 마치고 이번이 네번째 시팅이었다. 봉사1번, 사띠빠따나 코스까지 하면 해마다 한 번 꼴로 코스에 참여한 셈인데 갈 때마다 느낌이 다름 사띠 코스 후기는 아래 링크 참조 https://digthehole.com/4731 사띠 빳따나 코스 후기이번엔 찐임. 비데이야기 아님 담마코리아에서 열린 쌋띠빠따나 코스를 다녀왔다. 위빠사나 10일 명상수행이랑 비슷한데 법문시간에 대념처경 해석을 해준다. 대념처경이 뭐냐면 살아생전 싯다digthehole.com 저번 사띠코스 때 수동비데의 유용함에 대해 깨달은 것 처럼 이번에도 건강과 관련된 직접적 깨달음이 있었음. 영적 깨달음도 좋지만 이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라 먼저 적음 작년에 잘 때 기침을 한다는 제보를 받은 적이 있음 나도 느끼고 있..

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이 말은 내가 H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한 날 들은 말인데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연극하다 입시강사로 전업한 동기 S와 이공계 교수였던 H, 나 이렇게 셋이 H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저 뮤직비디오 참 잘 만들었네 못 만들었네 류의 잡담을 하던 중 등장한 발언이었음 전혀 격앙된 분위기는 아니었고 평범하게 마시던 자리였는데 만취한 H가 뜬금없이 상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며 " 예술하는 새끼들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 를 외쳤고, 찰나의 정적이 흐른 뒤 S는 이 새끼 병신이네 야 이런 새끼랑 만나주지마. 라고 일갈한 뒤 퇴장 나는 너무나 쪽팔렸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서서 H를 노려보았고 그러자 그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라며 오열하다 쓰러져 잠듬 당시엔 너무너무 속상했는데 지금 복기하다보..

고독과 우울, 그리고 DMN

난 싫어하는 것이 많지만 인간관계에서 큰 갈등상황에 처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인간은 타인에 의해서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상황 도달 전 관계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다툰 적이 몇 번 있는데 어느날 상대에게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또 단순히 우울증에 걸린 것만이 아니고 (왜냐면 우울해도 잘 지내게 되는 사람도 있음) 그 중에서도 유독 나르시스틱하고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타입과는 십중팔구 부딪히게 됨. 갈등의 양상도 항상 똑같음 상대가 나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주입 -> 일단 들어봄 -> 똑같은 말 반복 -> 거리를 두기 시작 -> 공감과 경청에 대한 요구가 집요해짐 -> 거절 -> 상..

뇌 노화 방지 식단

개드립에서 저걸보고 쿠팡으로 콩이랑 곡식 2kg씩 주문해서 해먹어봤는데 노화방지고 뭐고 너무 맛있는데? 왜 지금까지 백미만 처먹었지??? 꼬독꼬독 씹는 맛이 아주 일품임 내가 먹은건 깻잎김치 된장국(인스턴트) 양배추파프리카 샐러드 (깨소스) 귀리렌틸현미밥 계란후라이 올리브유+간장 뭣보다 요리를 거창하게 안 해도 되는게 좋음 밥은 쿠쿠압력밥솥 잡곡모드 돌렸음

조화! 객관! 환원! 이론!

이름부터 수상한 이 이론은 내용도 수상함 우리의 뇌세포 안에 이런 폼롤러 같이 생겨먹은 미세소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저 미세소관에 양자적 정보(=의식)가 저장이 되고, 죽고 나면 저 양자적 정보가 육신을 탈갤하여 일종의 양자적 영혼으로 우주에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라는 것이 이 조화객관환원 이론인데 딱 들어도 과학자들 킹받을 내용 하지만 주창자인 로저 펜로즈가 노벨 물리학상까지 받은 네임드라 묻히지는 않았다고 나는 이 이론을 들었을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음 왜냐면 그 윤회사상에서 막 내가 죄를 지어 축생으로 태어나고 그런 건 걍 일종의 비유이고, 인간의 의식이 사후에 전기같은 상태로 우주에 남아있다가 전도체 같은 걸 만나면 들러붙어서 다시 활동하고, 이 리추얼을 반복하는 걸 윤..